산행지 관악산 육봉-칼바위
산행일 2004년 10월31일
코 스 과천종합청사역3번출구-7번출구-국제표준원-육봉
국기봉-연주암-칼바위-서울대(총 5시간 30분)
참가자 말인/제강/가빈/야생화/희주/햅번/해림/하늘/솔개/수소폭탄/석천/햅번일행5명
날 씨 쾌청-산행시 조금은 덥다는 느낌...
금빛으로 빛나는 아침햇살의 파편들....
만나서 찾아가는 산행들머리엔
노오란 은행잎들이
눈발처럼 흩뿌리고 있었다.
종합청사역 3번출구엔
형형색색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밭과
시든 잎새 사이로
빨갛게 매달려있는 산수유 열매가 있었다.
한적한 포도를 따라
종합청사 담장을 끼고 걸어가는 곳엔
수북히 쌓여있는 은행잎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햇살 속에서 반짝이는 노오란 은행잎들이
파편처럼 부숴지며
눈을 시리게 한다.
청사 옆 넓은 정원엔
붉게 물들어가는 수목들이
수채화처럼 버티고 서있고
그 너머로
울긋불긋 물들어 가고 있는
관악의 높다란 산줄기가
흡사 가을의 배경처럼 펼쳐져 있었다.
포도 가득
널다란 고엽들이 깔려
가을의 아름다움과 쓸쓸함을 더해준다.
능선을 타고 오르는
완만한 경사도의 산길이었지만
가을 날씨 답지않게 내리쬐는 태양에
조금은 덥게 느껴져 온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멀리 과천시내가 발아래 펼쳐져 보이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어느 산행보다
단촐한 산행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생각지도 않은 일행들이 합류하여
16명이라는 대 인원을 이루었다.
대 슬랩을 타고 올라 국기봉으로 향하는 길목엔
점점 많은 산행인들과 부딪쳐야 했다.
가는 시월을 아쉬워함인가?
가는 가을을 만끽하기 위함인가?
여느 때보다
더 많아진 듯한 인파들...
능선길은 정체와 지체를 거듭하며
줄을 서서 올라야 했다.
가빈님이 모시고(?)온
특별 수소폭탄 덕분에
나의 산행도
휴식과 행군을 반복하며
그 폭탄의 보폭에 맞추다 보니
비교적 쉽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
고마운 폭탄....
끝까지 수소폭탄을 떠메며 책임져 준
석천님 덕분에
다른 때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오찬장소에 집결을 완료했다.
수북히 쌓인 낙엽 속
빈 공터에 자리잡고 오찬을 시작했다.
단풍잎은 대부분 시들어 말라가고 있었지만
군데군데
아직도
그 찬란한 자태를 고고히 풍기고 있는
몇그루의 단풍나무 덕분에
아직은 가을이라는 계절의 진미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예정된 조순코스를 포기하고
칼바위 능선을 타게된 것도
결국은 폭탄의 덕분이었다.
오늘 참가한 수소폭탄은 가히
메가톤 급이었다.
도관방 역사이래
여느 폭탄들은
올라갈 때 버벅거리거나
아니면 내려올 때 버벅거리던지
둘중에 하나였는데
오늘의 수소폭탄은
내려가는 거나 올라가는 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소화해 내질 못하는 완벽한 폭탄이었다. ^^*
그러나
언제나 폭탄이 있어야 안심하는 말인.
폭탄에게 모든 위로와 희망을 거는 말인...
고마워 폭탄님...
희주와 햅번을 산중에서 잃어버리고
우리는 이산가족이 되어
하산을 했다.
오늘의 하일라이트
시월의 마지막 밤 만찬장소인 서래옥을 향하여
7명이 움직였다.
희주와 햅번의 돌발적인 탈락으로 인하여
아쉽고 아쉬웠지만
뒤늦게 달려와 합류해준 위원장의 열의에 힘입어
시월의 마지막 밤은
뜨겁게 뜨겁게 익어가고 있었다.
넓은 만찬장소엔
오색 회전등이 휘황찬란하게 돌아갔고
서래옥의 특별 배려에 의하여
맛난 안주와 맥주..과일 등등이 차려지고
잊혀진 계절을 합창하는 것으로
여흥을 시작했다.
하늘님의 가슴을 후벼대는 열창! 열창~! 열창~~~!!!
온몸으로 가는 시월을 아쉬워하며 노래하는 위원장님...
팝에 취해,무드에 취해 열창의 무아지경에 빠져가는 야생화님..
세상을 뒤집어 엎을 듯한 가빈님의 율동율동....
제강과 나는
저들이 엮어가는 분위기에 취해
한동안 넋을 잃어야 했다.
조명이 꺼지고
촛불이 켜지고
다시
잊혀진 계절이 반주되고
우리는 모두 일어나
어깨동무를 한 채
아쉬움 속에서 사라지고 잊혀져 가야 할
시월의 마지막 밤을 노래했다.
다시
첫눈 쏟아지는 날
만날 것을 기약하며
모두는 악수를 나누고
총총히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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