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로주점에서
末人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오고 갔을까?
마를 겨를조차 없었던
볼때기 눈물처럼
탁자는 얼마나 많은 서러움들을
받아냈을까?
사느라 일그러진 마음 만큼이나 많은 주름들이
골 깊게 박힌 찌그러진 주전자..
몸뎅이 구석구석
찌들어 벤 땀내처럼
퀘퀘하게 농익어버린 탁배기빛 향기
망가진 출입문 틈으로
꾸역꾸역 기어드는 초겨울 찬바람
뜨거운 화덕 위에서
놀아눕는 꼼장어가
오늘 밤은 내
애인이다.
얼마나 오래 전 이었을까?
우리 우정은 영원하다
상철,순태,영만....
지워질 듯 흐릿해진
벽 낙서 안의 저 세
남자,
지금도 어느 하늘 아래서
한잔 술을 나누고 사는 관계일까?
마셔서 없애버리겠노라던
젊은 날의 오만도
마른 내 영혼을 벌겋게 물들여오는
저녁노을 같다던 낭만도 이젠 없다.
비록 그것이 눈물이 되어 흘러나올지라도
내가 나에게 따라주는 한잔 술이
오늘 밤은 결코 쓸쓸하지 않다.
걸을 만큼 걸었고
부딪낄만큼 시달리며 살았다.
이것저것 다 잊고
벌컥이자.
그 언제 닥쳐올지 모르지만
눈물 쏟아야할 그 서글픈 날을 위해
미리미리
눈물의 원료를 비축해 두어라.
자자자.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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