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1

[스크랩] 북한산-단풍산행 후기

末人 2008. 10. 28. 18:42

산행일  2004 10월17일
산행지  북한산 노적봉,만경대
코스     길음역 3번출구-162번버스-정릉매표소-칼바위-동장대-
            용암사지-용암문-노적봉-위문-만경대-도선사 (6시간)
날 씨    쾌청-북한산 단풍의 절정
참가자   말인/인왕산/솔개/위원장/솔나무/야생화/가빈/사랑초/여울/(9명)
             뒤푸리-유비
가을의 한가운데..
단풍이 절정이라는 시월 세째주
많은 회원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일정에 따라
전국적으로 단풍산행을 떠나는 바람에
우리 도관방의 산행은 적은 인원으로 단촐하게 이뤄졌다.
허지만
북한산의 단풍또한 절정인데다가
우리가 잡은 코스는 북한산에서도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는 코스였다.
매표소를 통과하자
울긋불긋한 잎새들이 우리를 맞는다.
많은 산행인들로 인하여 다소 붐빈다.
사람들의 붐빔으로부터 벗어난 건 칼바위로 가는 길로 들어서고 나서다.
이상하리만치 우리 이외엔 아무도 없는 호젓한 산길이었다.
군데군데 
간간히 섞여있는 단풍나무들의 붉은 자태를 맛보며
가파른 능선길을 오른다.
요즘들어 산행초기에 힘이든다.
터질 듯한 가슴을 느린 걸음으로 진정시키며
천천히 일행들을 따라 걷는다.
힘이 들다.
몸이 조금 약해졌나 보다.
일행들을 먼저 보내고
야생화님과 뒤쳐져 쉬엄쉬엄 가파른 고개를 올랐다.
한참을 쉬다가다 하다보니 바람도 시원한 능선길에 올랐다.
사방이 탁트여 마음마저 넓어지는 듯 
기분이 맑아진다.
먼저와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과
과일을 나눠먹고 
본격적인 암릉지대인 칼바위를 오르기 시작했다.
비교적 쉬운 코스였다.
낑낑대며 20여분을 오르자 정상에 다다른다.
북한산의 장대한 산줄기가 길게 파노라마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도봉산 정상으로부터 오봉,인수봉,백운대 
그리고 주능선의 기인 성곽을 따라 저 아래 
보현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북한산의 장관에 빠져들어 있던 우리는
가져온 막걸리로 기분을 조금 더 엎시켜 본다.
배경좋은 곳에서 몇장의 기념사진을 찍고 
주능선으로 올랐다.
동장대를 지나 용암문으로 가는 길에
절정인 단풍들이 감탄사를 터트리게 한다.
짙은 피빛 단풍들을 역광으로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임을 느끼게 된다.
많은 인파들이 
단풍 속 산행을 즐기고 있다.
우리는 능선을 벗어나 아주 조용하고 넓은 공터에 자리를 잡고
오찬을 했다.
오찬을 하는동안 맺혔던 땀들이 마르자
한기가 느껴져 왔다.
한기때문에 식사 후의 휴식도 포기한 체
다시 걷기에 나섰다.
백운대로 향하는 노적봉 구간이 
사람들로 정체를 이룬다.
허지만
우린 솔나무님의 안내로 노적봉 정상 정복에 나섰다.
로프를 내리고 
끙끙대며
난해한 바위 지대를 통과하여
노적봉 정상에 서니
백운대,인수봉,만경대가 시원스럽게 삼각을 이루며 
한눈에 들어온다.
우와~!
너무도 멋진 풍경....
단풍에 휩싸인 북한산의 전경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12성문의 위치를 설명해 주는 솔나무님의 친절...
그리고
몇장이고 박아대던 기념사진..
오늘처럼 이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 본 것도 
별로 없으리라.
정상주를 한잔씩 나누고 조심조심 내려온다.
백운대 위문으로 가는 길은 정체되어
복잡하기 이를데 없다.
허지만 우리 도관회원들은 
길을 벗어나 경사진 바위지대등등을 통과하며
추월에 추월...
비교적 빠른 시간에 위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솔나무님의 안내로 만경대 정상까지 오르기로 했다.
10여분 오르자
거대한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진 만경대에 이른다.
백운대 쪽에는 인파들이 새까맣게 줄지어 오르내리고 있었고
인수봉엔 많은 이들이
바위타기를 즐기고 있었다.
또다시 사진들을 찍고 
하산...
붉은 단풍들의 물결 속에
가장 아름다운 산행을 한 하루였다.
우리가 지난 모든 코스는 
그야말로 북한산의 단풍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었던
최상의 코스였다.
모두들 
오늘의 산행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산행으로 기억하며
도선사까지 길게 이어지는 아스팔트길을 걸어서 내려왔다.
한줄기 바람이 
이마를 시원스럽게 스치며 지나가 준다
쉬며 걸으며 한
여섯시간의 산행을 마치는 순간이었다.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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