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의 시 1

비오는 하늘 보기

末人 2009. 3. 5. 15:16

비오는 하늘 보기

-末人-

반백의 나이 위에
온 종일 비가 내린다.

어지러운 전선 사이로 올려다 보이는
비 뿌리는 날의 도심지 하늘을 올려다본다.

머리 위에 얹고 살면서도
언제적 보고 다시 보는 하늘인가?

어렸던 학창시절
그리다 지우고 또 그리다 지워서
회색빛으로 흐릿해진 도화지처럼
하늘은 빛이 없구나.

어린 어느날 올려다 보던
수정처럼 파랗고 맑았던 하늘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 안을 수놓고 흐르던
솜털,새털,조개,뭉게구름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저녁새 울리던 석양에 물든 하늘
강물에 안기어 떠내려가던
서편 하늘의 노을들..
지금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반백의 세월이 내 뱉은
거칠고 짙은 한숨속에
하늘은 저리도 찌들어 버린 것일까?

오늘따라
억센 상념의 빗줄기가
가슴에 퍼 부어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