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록 1

1970년 7월8일 밤새 잠못이루고 부석부..

末人 2005. 7. 8. 09:00

1970년 7월8일

밤새 잠못이루고 부석부석한 눈으로 해장국을 들었다.

넘어가질 않는다.

곡두가 이런 나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조금이래두 먹고 들어가.

언제 또 먹어볼 수 있겠어?

 

다리를 건너기 직전

그와 악수를 나눴다.

잘 다녀와...

 

벌써 35년 전 일이다.

밤새도록 함께 하고

아침에 입영을 하는 나를 따라

부대 앞까지 와서 나를 배웅하던 곡두..

 

어제 몇달만에 그를 만났다.

희끗희끗한 머리...

매일 고혈압 약을 먹는다는 그와

매일 심장약을 먹는 나와의 만남..

그 팔팔하던 20대의 패기는 어디로 간 것일까?

 

소주 한병을 비워가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그날 입대하던 날의 눈빛과 너무나 같다.

 

변함없는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