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록 1

제3신

末人 2005. 12. 5. 17:08
(제3신)
나는 아직 당신을 모릅니다
나는 아직 당신을 느끼지도 못합니다.
다만 당신이 아름답다는 것 이외엔
당신에 대하여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어느날 내 앞에 당신이 나타났을 때
나는
아 바로 이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냐린 당신의 음성
나풀나풀 춤추는 듯한 당신의 거름
말꼬리의 톤을 살짝 높혀 말하는 당신의 그 어법
참으로 좋게 느꼈습니다.
점차로 밀려오는
공백이 주는 허탈감을
당신으로 메우고 싶습니다.
당신과 마주앉아
커피를 한잔 하고 싶습니다.
당신과 마주앉아
당신의 눈빛을 가만히 바라보고 싶습니다.
당신과,
당신과...
가을 바닷가를 걷고 싶습니다.
아니
당신과라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고
어디에라도 가고 싶습니다.
H 여~
당신은
매마른
나의 영혼을 적셔주는 한줄기 비요,
식어있던 내 영혼을 꿈으로  물들여 줘 오는
내 희망의 저녁노을이라고 느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