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록 1

상념 하나

末人 2005. 12. 15. 10:45
어제는 온종일 비가 내렸다.

인생의 황혼기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마음이 나도 모르게 무거워져 온다.

어린 시절

비오는 저녁에 보았던

힘겨웁게 빗속을 뚫고 오르는 저녁연기가

문득 떠오른다.

버거운 오름..

피어오르는 모습이 주던 의미...

고단한 삶 속에서도

아련히 피어나는 누군가에게의 그리움 같은..

한동안

뿌리고 있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아직도 식지않은 나의 가슴을 느낀다.

짧아 섧지는 않지만

문득

인생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든다.

한 것도 없는데..

해보지도 못했는데...

아주 가까운 곳까지 다가와 있는 듯한 주검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날이다.

허무를 극복할 수 있는

그리움을 갖고 싶다.

누군가를

미치도록 그리워하며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