末人 2005. 12. 15. 10:49
봄의 창가

춘설 위에서 부숴진
햇살 쪼가리들이
커피 잔 속으로 빠져든다.
겨울과 맞서서 버틴 나목들이
마지막 찬 바람을 털어내고 있다.
짙은 커피향이 베인 햇살에
스르르
얼었던 가슴이 녹아 열린다.
동면하던 사랑이 눈을 뜬다.
어느 새
닥아 온 풀향기가
온 가슴을 끓게 한다.
아름다운 당신이 이제야 보인다.
대지는
연초록 벌판이 되고
나는
봄 안에서 딩군다.
당신이 열기 전에
내가 먼저 여는 창문.
거기엔
한송이 봄꽃이 된 당신이 서 있다.
이제부터
나의 봄은 시작된다.
아직껏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나의 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