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록 1
[스크랩] 무의도의 추억
末人
2005. 12. 17. 11:01
인천공항 전용 고속도로를 달리는 승용차는 심한 바람의 저항에 가끔 흔들린다.
흔들리는 자동차만큼 내 마음도 조금은 흔들리고 있었다.
희뿌연 물안개 속의 바다 풍경과도 같은
알듯 모를듯한 그니의 마음을 오늘은 알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구지 그 마음을 알아야 할 이유가 뭔가라는 내면의 의문또한 한켠으로 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하루를 보낼 것인가?
말어? 해?
흔들리는 마음만큼 바람은 차창을 빗겨 들어온다.
선착장에서 승용차를 싣고 바다를 건넌다.
흡사 돌아오지 못할 우리 삶의 역정을 시작하는 듯한 비장한 각오마저 든다.
한적하게 늘어 놓여진 조그만 섬의 비포장 도로 위에
비릿한 바다내음을 머금은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뿌우연 먼지를 일으키며 차는 작고 울퉁불퉁한 언덕을 올랐다.
저 언덕을 올라서면 그렇게도 그리던
우리의 바다가 펼쳐지리라는 기대가 가슴을 덮어온다.
해송의 사이사이를 거쳐 코끝까지 밀려와 부딪치는 바닷바람만 있을 뿐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영영 우리의 바다는 보이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이 든다.
여긴 아니다,
여긴 우리가 찾는 바다로 가는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오지 말았어야 할 길을 우리는 지금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없는 우리의 길을 만들며
가지말아야 할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던 길로 다시 방향을 돌려잡고 달렸지만
돌아가기엔 너무도 먼길을 온 듯
아니 지나쳐온 풍경들이었지만 되돌아 가며 보이는 것들은
한번도 보지 못한 낯선 모습들로 다가왔다.
돌아오다 보이는 머언 산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동차 한대가 겨우 지나칠 수 있을 정도의 좁고 험한 고개를 올라 산으로 향했지만 여기도 길은 없었다.
우리 인생이 이렇듯 출로를 찾기 어려운 미로에의 여행인지도 모른다.
거기로 가면 무엇이 있는지 조차 모르며
우리는 나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우리가 힘든 고행 끝에 바다에 다다른 건 해가 중천을 지나
바다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을 무렵이었다.
늦은 시간만큼 허기가 져 있었다.
넓은 바닷가 횟집엔 손님이라곤 아무도 없었다.
회를 한접시 시켜 놓고 그니에게 소주를 한병 시켜줬다.
운전 때문에 못마시는 나를 배려한다면 굳이 사양하는 그에게
나는 몇잔의 술을 따라주며 마시기를 권했다.
벌겋게 물들어 오는 그니의 얼굴을 보며
나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웬지 아무 말도 하기 싫었다.
아무 말도 할 말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무엇때문에 이 먼 곳까지 와 있는지를 순간적으로 잊었다.
울컥 그니가 불쌍해 보였다.
가자,
오랜 침묵을 깨뜨린 이 한마디에 그니는 순순히 일어나 준다.
방가로 사이로 물빠져 바닥이 드러난 갯벌을 바라보며
무언가 마음 한켠으로부터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허무가 왔다.
곁에 있어도 외롭다.
외로웠다.
담배를 불부쳐 그니에게 건네주자 그니는 기다렸다는 듯 연방 빨아댄다.
그니의 입안을 벗어난 담배연기가 그니의 검은 흑발의 머리카락 위에서
원을 그리다 사라진다.
파도가 없어 싫다 그치?
응,
격랑이 없는 잔잔한 서해바다처럼
무미건조한 감정이 싫어진다.
언제 한번 동해를 가자-
그래-
함께 할 수 있는 약속하나 만들고 그 바다를 떠난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니는 웃었다.
그런대로 의미는 있었지 뭐,
그럴테지 뭐-
바람이 불었다.
꽃잎이 떨어져 날린다.
차창 밖으로 풍경들이 스쳐 지나가 사라진다.
그렇게 그날은 사라져 갔고
그 날에대한 나의 기억도 언젠가는 차츰 잊혀져 가겠지.
공허한 약속으로 밖에 접을 수 없었던
동해가자던 그 말을 아련한 꿈처럼
가슴에 간직하고 살면서
그 날을 잊으려 하겠지.
흔들리는 자동차만큼 내 마음도 조금은 흔들리고 있었다.
희뿌연 물안개 속의 바다 풍경과도 같은
알듯 모를듯한 그니의 마음을 오늘은 알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구지 그 마음을 알아야 할 이유가 뭔가라는 내면의 의문또한 한켠으로 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하루를 보낼 것인가?
말어? 해?
흔들리는 마음만큼 바람은 차창을 빗겨 들어온다.
선착장에서 승용차를 싣고 바다를 건넌다.
흡사 돌아오지 못할 우리 삶의 역정을 시작하는 듯한 비장한 각오마저 든다.
한적하게 늘어 놓여진 조그만 섬의 비포장 도로 위에
비릿한 바다내음을 머금은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뿌우연 먼지를 일으키며 차는 작고 울퉁불퉁한 언덕을 올랐다.
저 언덕을 올라서면 그렇게도 그리던
우리의 바다가 펼쳐지리라는 기대가 가슴을 덮어온다.
해송의 사이사이를 거쳐 코끝까지 밀려와 부딪치는 바닷바람만 있을 뿐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영영 우리의 바다는 보이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이 든다.
여긴 아니다,
여긴 우리가 찾는 바다로 가는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오지 말았어야 할 길을 우리는 지금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없는 우리의 길을 만들며
가지말아야 할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던 길로 다시 방향을 돌려잡고 달렸지만
돌아가기엔 너무도 먼길을 온 듯
아니 지나쳐온 풍경들이었지만 되돌아 가며 보이는 것들은
한번도 보지 못한 낯선 모습들로 다가왔다.
돌아오다 보이는 머언 산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동차 한대가 겨우 지나칠 수 있을 정도의 좁고 험한 고개를 올라 산으로 향했지만 여기도 길은 없었다.
우리 인생이 이렇듯 출로를 찾기 어려운 미로에의 여행인지도 모른다.
거기로 가면 무엇이 있는지 조차 모르며
우리는 나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우리가 힘든 고행 끝에 바다에 다다른 건 해가 중천을 지나
바다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을 무렵이었다.
늦은 시간만큼 허기가 져 있었다.
넓은 바닷가 횟집엔 손님이라곤 아무도 없었다.
회를 한접시 시켜 놓고 그니에게 소주를 한병 시켜줬다.
운전 때문에 못마시는 나를 배려한다면 굳이 사양하는 그에게
나는 몇잔의 술을 따라주며 마시기를 권했다.
벌겋게 물들어 오는 그니의 얼굴을 보며
나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웬지 아무 말도 하기 싫었다.
아무 말도 할 말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무엇때문에 이 먼 곳까지 와 있는지를 순간적으로 잊었다.
울컥 그니가 불쌍해 보였다.
가자,
오랜 침묵을 깨뜨린 이 한마디에 그니는 순순히 일어나 준다.
방가로 사이로 물빠져 바닥이 드러난 갯벌을 바라보며
무언가 마음 한켠으로부터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허무가 왔다.
곁에 있어도 외롭다.
외로웠다.
담배를 불부쳐 그니에게 건네주자 그니는 기다렸다는 듯 연방 빨아댄다.
그니의 입안을 벗어난 담배연기가 그니의 검은 흑발의 머리카락 위에서
원을 그리다 사라진다.
파도가 없어 싫다 그치?
응,
격랑이 없는 잔잔한 서해바다처럼
무미건조한 감정이 싫어진다.
언제 한번 동해를 가자-
그래-
함께 할 수 있는 약속하나 만들고 그 바다를 떠난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니는 웃었다.
그런대로 의미는 있었지 뭐,
그럴테지 뭐-
바람이 불었다.
꽃잎이 떨어져 날린다.
차창 밖으로 풍경들이 스쳐 지나가 사라진다.
그렇게 그날은 사라져 갔고
그 날에대한 나의 기억도 언젠가는 차츰 잊혀져 가겠지.
공허한 약속으로 밖에 접을 수 없었던
동해가자던 그 말을 아련한 꿈처럼
가슴에 간직하고 살면서
그 날을 잊으려 하겠지.
출처 : 무의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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