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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요지경

末人 2013. 1. 30. 16:07

(말인꽁트)

세상은 요지경

나이 오십일세
남성
몸무게 70키로그램
키 172
인상 산적두목
직업 건설업
월수입 일정치 않음
주량 소주 1병반
담배 3년전 절연
가족 부인1 아들1딸1
취미 연애
특기 여자 비위맞추기

내가 위의 이 녀석을 알게된 건
모 건설현장에 현장감독으로 파견나가 있을 때였다.
그는
특수 크레인 1대를 직접 운영하는 기사겸 사장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그와 술자리를 같이하게 되었고
2차의 비밀을 함께 나눈 그 이후로 우리는 엄청 가까와져 있었다.

우락부락한 산적두목형 얼굴의 소유자였지만
여성에게는 최선을 다해 온정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부드러운 남자였다.
하여 그와 처음 접한 여자일지라도
그의 이 부드러움에 호응하여 경계심을 쉽게 풀어버리는 거였다.

그는 엄연히 부인이 있었지만 신분을 속이고
모 독신자들만 가입할 수 있는 독신자 클럽에 가입하여
자주 그들의 모임에 나가곤 했다.
거기서 만난 많은 독신 여성들에게 인기짱이었다.
씀씀이 좋지, 최선을 다하여 봉사하지,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은 그의 철저한 자기 희생정신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와 두번만 만나 대화를 나눈 여성은
그가 가자는 데로,하자는 데로 쉽게 따라 준다는 것이다.
그는 늘 영웅담처럼 그런 여성들과의 밀애를 내게 들려주곤 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두번만 만나면 그 누구도 다 잡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결코 허풍이 아니었다.
내가 지켜본 바로도 여러번 그런 광경을 목격했었으니깐...

그뿐인가?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밀애의 현장을 내게 직접 들려주기도 한다,
어느 날 퇴근하는 차 안에서 나는 그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형님, 나 지금 혜경이랑 xx모텔에 와 있습니다. 형님 오실 수 있으면 오시져..
재미있는 구경도 하실 겸.."
뜨악~! 그는 가끔 이런 전화를 해오곤 했다,
그와 그녀가 있는 밀애현장에 나를 초대하겠다는,,,
그리하여 모든 걸 보여 주겠다는...
그 뿐인가... 그녀를 빌려줄 수도 있다는 등등의 이야기...
"에궁 나 지금 집에 거의 다 왔어,, 다음에..."
나는 궁금도 하거니와 다음을 기약도 하고파 강한 거절을 못했다.
"그러타면 형님, 전화 끊지 마시고 우리들 소리나 듣고 계세요..."
나는 아예 한가한 갓길에 차를 멈추어 세웠다.
이 기막힌 순간을 좀더 차분한 상태에서 즐겨야겠다는 생각에...

그와 그녀의 히히덕대는 농담과 웃음소리가 한동안 이어졌다.
물론 내가 듣고 있다는 생각 따위는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로...
차차 분위기가 묘한 쪽으로 흐르더니
드디어 일을 벌이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그들의 대화 속에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 그의 의도적인 상황 설명을 곁들인 대화가 있었기에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늘은 살결이 더욱 희게 보이네...
어머.. 동준씨 모습도 오늘따라 더욱 우람하게 느껴져요,,,
그래? 와.. 오늘 탄력이 엄청 붙었네..탱탱하기가 고무풍선은 저리가라야..
호호,,, 자세 잡아여... "
오럴이 진행중인가 보다.,

한동안 쪽쪽대는 소리며 가벼운 신음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윽고 격정의 파도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두사람의 괴성이 들리기 시작한다.
아~! 환장할 노릇이었다. 어쩌지 어쩌지....
끓어오르는, 그렇지만 발산 시킬 수 없는 이 용암 넘치는 활화산을 어짜란 말인가...

나는 차에 시동을 걸고 핸들을 꺽었다,
그들이 있는 xx모텔을 향하여 질주해 갔다.
검은 인조가죽 커튼이 드리워진 모텔 뒷마당 주차장으로 빨려들 듯 들어가
황급히 주차시키고 그들이 있는 305호로 총알처럼 쳐들어 갔다.
"형님,오실 줄 알았습니다. "
한차례의 격정을 거친 조금은 지친 모습으로 둘이 나를 반겼다.
나는 거친 호홉을 몰아쉬며 그가 권하는 대로 침대 끝에 앉았다.
그는 검붉은 나신을 몽땅드러낸 채 내 옆에 서 있었고
그녀는 얇은 침대시트보 안에 벗은 몸을 감추고 있었다.

내게 맥주 한잔을 건넨 그가 힐끗 그녀를 바라보다말고 말을 했다.
"형님도 한번 즐겨보세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녀가 침대 위에서 몸을 뒤틀었다.
"아냐 나는 그냥 놀러왔을 뿐이야. 자네나 더 즐겨봐.."
"에구 형님도 여기까지 오셔서 그냥 있는다는 건
인간으로써 본능에 대한 중대한 죄악입니다. 어서요...."
이런,, 걷잡을 수 없는 욕구에 여기까지 달려는 왔지만
막상 다 차려진 밥상에 덤벼들기는 망서려지지 않을 수 없었다.
순간... 집에 있는 안식구의 얼굴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고
자식들의 나를 향한 강한 노여움의 표정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다.
아니다...그럴 수는 없다.
나는 강하게 거부의사를 그에게 표했다.
몇번 더 권하던 그도 나의 이 완고한 사양의 뜻을 이해했는지
"그럼 제가..."하더니 그녀 옆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나는 침대에서 좀 떨어진 의자에 앉아 두 사람의 열정에 녹아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미 한차례의 행사를 치른 뒤라 그런지
그들의 용트림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는 격렬하진 않았다.
그의 증기기관차의 피스톤과도 같은 몸체가 강하게 전후진을 해댄다.
여인은 기적소리와도 같은 굉음을 토해낸다.
증기기관차의 엔진이 열을 받아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여인은 온몸이 녹아내리는지 참을 수 없는 희열에 고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내뿜는 열기에 온몸을 데일 것만 같은 착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방안 가득 채워져오는 증기관차의 뜨거운 열기가
나의 몸도 뜨겁게 달구어 가고 있었다.
한마리의 요염한 뱀이 우람한 공룡 아래서 요동치고 있었다.
찰싹찰싹
더러는 칙칙푹푹..
그러다가 숨이 넘어갈 듯한 비명이 섞여서 들려왔다.
격랑이 멈추고 침묵이 오고..
그리고 흐르는 고요 속을 나는 슬며시 빠져나오고 있었다.
땀으로 범벅이된 나를 발견한 건
모텔 문 밖의 찬바람을 만나고 나서였다.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시원한 바람이
한껏 올라있었던 나의 몸의 열기를 끌어 내리고 있었다.
3d 영화 한편 속에 완전 도취되었던 기분이었다.
어두워진 거리...
한 취객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비척이며 지나가고 있었다.
"세상은 요지경♬,,,요지경 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