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볕이 펑펑 내리 쏟는다.
흐르는 강물 위에 부숴지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도록 장엄하다.
해맑은 미소를 가득 안고
긴머리 휘날리며 입장하는 A,
지하철 계단을 내려오며 함박꽃보다 더 환한 미소 속에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나타나는 B,
C는 어느새 와 있었는지 강변 저쪽으로부터 흙먼지를 요란하게 일으키며
승용차를 몰고 나타난다.
산행이래도 좋고 여행이래도 좋다,
일탈이 주는 가벼운 흥분을 느끼며
우린 삭막한 잿빛 도회지를 벗어나고 있었다.
봄의 정기가 잔뜩 베어 흐르는 강가를 거슬러
동으로동으로 향해 질주를 한다.
연록색으로 뒤덮혀가는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시야를 스쳐지난다.
흡사 꿈결만 같이
연한 바람이 살갗을 부드럽게 애무해 온다.
나도 모르게 깊은 호홉을 해본다.
자연의 심오한 정기가 모두 빨려 들어오는 듯 상쾌하다.
요 며칠 소독약 내음에 찌든 몸과 마음을 자연의 바람에 씻어 날리며
희뿌연 안개가 자욱한 북한강변을 달린다.
계속되는 A의 해맑은 웃음을 흡사 백 뮤직인냥 분위기 저변에 깔고
소근대듯 조용조용 이야기를 털어놓는 B의 가냐린 음성에 귀기울이며
우리는 깊은 산 계곡의 물가를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장끼 한마리가 푸드득 놀라 나뭇가지 사이를 박차고 오른다.
칭칭 늘어진 다래나무 줄기엔
세상을 처음 구경나온 연초록 잎새의 수줍음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경색되어 있던 혈관이 눈녹듯 스르르 풀려나는 듯하다.
기분이 상쾌해지고 마음이 맑아져 온다.
이런 자연이 아니었더라도
벌써 A와 B 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터인데
거기에 이런 자연마저 더해졌으니 말하면 무엇하리...
H산의 정기는 이정도만 맛보기로 하고 다른 곳으로 핸들을 돌린다.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고 외진 비포장 도로를 통과하여
경기도의 오지인 N리로 향한다,
작은 산판도로를 따라 들어가노라니 더이상 찻길이 없다.
폐허가 된 어느 촌가 앞마당에 차를 세우고 계곡으로 내려가니
낯선 중년의 두 남자가 삼겹살을 구워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아니 이 깊은 산중에 저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궁금해 하기도 전에
그들은 우리 일행을 잡아끌다시피 불러
자기들의 삼겹살 파티에 우리를 주저 앉힌다.
몇년전
이 부근에 누구의 별장공사를 왔었다는 목수일을 하는 분들이었다.
그런 자리에서 흔히 오가는 화제인 요즘 정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자기 직업,자기 살아가는 이야기등등을 들려주는 그들 덕분에 우린
한시간 이상을 허비해야만 했다.
자,갑니다,
인사를 허둥지둥 던져 날리고 서둘러 자리를 뜬다.
오늘의 목표,우리도 고래를 잡아야지...
누군가가 다닌 듯
풀들이 짓밟혀 누워있는 길아닌 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간다.
허지만 고래는 없었다,
이내 주저 앉았다.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봄날 오후의 태양이 스물스물 흘러내리고 있었다.
고래를 정녕 잡으려면 갈곳이 있다~!
소리친 나의 뒤를 따라 그들은 용감하게 또다시 걸음을 옮겼다.
강을끼고 산을 뚫고 고개를 오르고 들판을 가로질러
한적한 아스팔트 길로 들어섰다.
한대의 차량도 다니지 않는 포장도로...
군청의 쓸데없는 행정력과 예산낭비를 탓할 겨를도 없이 우린
지천에 널린 고래를 잡기 시작했다.
한마리 한마리 고래가잡힐 때마다
희열에 벅차 터져나오는 가벼운 비명이 들렸다.
잠간 사이에 여러마리의 고래를 잡아 올린 우리는
석양이 잠겨있는 팔당호수를 가슴에 안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향했다.
짙은 어둠이 깔리고
술익는 마을 어느 한켠에
호롱불 밝히고 서 있는 주막에 들러
시골 된장에 보리밥을 비볐다.
목구멍을 타고 넘는 하루가
행복이라는 포만감으로
만족의 뱃가죽을 자꾸만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배가 불렀다,
불러오는 배만큼 하루가 즐거웠다.
A와B 그리고 C와 나
우린
우리만이 간직해야할 비밀의 족쇄에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며 서로서로 뿔뿔히 흩어져 갔다.
흐르는 강물 위에 부숴지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도록 장엄하다.
해맑은 미소를 가득 안고
긴머리 휘날리며 입장하는 A,
지하철 계단을 내려오며 함박꽃보다 더 환한 미소 속에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나타나는 B,
C는 어느새 와 있었는지 강변 저쪽으로부터 흙먼지를 요란하게 일으키며
승용차를 몰고 나타난다.
산행이래도 좋고 여행이래도 좋다,
일탈이 주는 가벼운 흥분을 느끼며
우린 삭막한 잿빛 도회지를 벗어나고 있었다.
봄의 정기가 잔뜩 베어 흐르는 강가를 거슬러
동으로동으로 향해 질주를 한다.
연록색으로 뒤덮혀가는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시야를 스쳐지난다.
흡사 꿈결만 같이
연한 바람이 살갗을 부드럽게 애무해 온다.
나도 모르게 깊은 호홉을 해본다.
자연의 심오한 정기가 모두 빨려 들어오는 듯 상쾌하다.
요 며칠 소독약 내음에 찌든 몸과 마음을 자연의 바람에 씻어 날리며
희뿌연 안개가 자욱한 북한강변을 달린다.
계속되는 A의 해맑은 웃음을 흡사 백 뮤직인냥 분위기 저변에 깔고
소근대듯 조용조용 이야기를 털어놓는 B의 가냐린 음성에 귀기울이며
우리는 깊은 산 계곡의 물가를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장끼 한마리가 푸드득 놀라 나뭇가지 사이를 박차고 오른다.
칭칭 늘어진 다래나무 줄기엔
세상을 처음 구경나온 연초록 잎새의 수줍음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경색되어 있던 혈관이 눈녹듯 스르르 풀려나는 듯하다.
기분이 상쾌해지고 마음이 맑아져 온다.
이런 자연이 아니었더라도
벌써 A와 B 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터인데
거기에 이런 자연마저 더해졌으니 말하면 무엇하리...
H산의 정기는 이정도만 맛보기로 하고 다른 곳으로 핸들을 돌린다.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고 외진 비포장 도로를 통과하여
경기도의 오지인 N리로 향한다,
작은 산판도로를 따라 들어가노라니 더이상 찻길이 없다.
폐허가 된 어느 촌가 앞마당에 차를 세우고 계곡으로 내려가니
낯선 중년의 두 남자가 삼겹살을 구워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아니 이 깊은 산중에 저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궁금해 하기도 전에
그들은 우리 일행을 잡아끌다시피 불러
자기들의 삼겹살 파티에 우리를 주저 앉힌다.
몇년전
이 부근에 누구의 별장공사를 왔었다는 목수일을 하는 분들이었다.
그런 자리에서 흔히 오가는 화제인 요즘 정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자기 직업,자기 살아가는 이야기등등을 들려주는 그들 덕분에 우린
한시간 이상을 허비해야만 했다.
자,갑니다,
인사를 허둥지둥 던져 날리고 서둘러 자리를 뜬다.
오늘의 목표,우리도 고래를 잡아야지...
누군가가 다닌 듯
풀들이 짓밟혀 누워있는 길아닌 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간다.
허지만 고래는 없었다,
이내 주저 앉았다.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봄날 오후의 태양이 스물스물 흘러내리고 있었다.
고래를 정녕 잡으려면 갈곳이 있다~!
소리친 나의 뒤를 따라 그들은 용감하게 또다시 걸음을 옮겼다.
강을끼고 산을 뚫고 고개를 오르고 들판을 가로질러
한적한 아스팔트 길로 들어섰다.
한대의 차량도 다니지 않는 포장도로...
군청의 쓸데없는 행정력과 예산낭비를 탓할 겨를도 없이 우린
지천에 널린 고래를 잡기 시작했다.
한마리 한마리 고래가잡힐 때마다
희열에 벅차 터져나오는 가벼운 비명이 들렸다.
잠간 사이에 여러마리의 고래를 잡아 올린 우리는
석양이 잠겨있는 팔당호수를 가슴에 안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향했다.
짙은 어둠이 깔리고
술익는 마을 어느 한켠에
호롱불 밝히고 서 있는 주막에 들러
시골 된장에 보리밥을 비볐다.
목구멍을 타고 넘는 하루가
행복이라는 포만감으로
만족의 뱃가죽을 자꾸만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배가 불렀다,
불러오는 배만큼 하루가 즐거웠다.
A와B 그리고 C와 나
우린
우리만이 간직해야할 비밀의 족쇄에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며 서로서로 뿔뿔히 흩어져 갔다.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글쓴이 : 末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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