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1

[스크랩] 숨은벽

末人 2008. 10. 28. 18:41
산행일-2004년 10월3일
날씨-쾌청,약간 쌀쌀
산행코스-도선사-인수대피소-슬랩구간-호랑이굴-숨은벽-효자리
참가자
야생화/제강/물안개/말인/햇님/가빈/유비/경주/그린/
오랜지/풀잎/오크/보라빛향기/태양/햅번/여울/마음/
솔나무/아이비/인수봉/인왕산/태양친구1/태양친구2 --(합23명)

화창하다
날씨가 좋으니 마음도 함께 즐겁다.
일주일이면 볼수있는 얼굴들인데도
오늘 또 볼 수 있다는 게 너무도 좋다.
헷갈리는 버스편..
수유역에서 우연히 만난 유비,제강,경주,보향...
5명이 우왕좌왕하다 겨우 제대로 가는 차를 집어탔다.
덕분에 지각...
야생화의 전화..
모두 다 와 있는데 왜 안오세요?
안 가는게 아니라 헤매고 있는 중...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다
23명...
도선사행 버스를 타고 4명이 우선 출발...
뒤따라 다음 버스를 타고 올 줄 알았는데
등산객은 사찰행 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며 승차거부 당하는 바람에
몇대의 택시를 나눠타고 도선사까지 올라야 했다.
많은 교통비 지출이 있었다.

도선사입구 백운대 매표소로부터 산행시작..
가파른 나무계단을 한 30여분 오르자 능선이 나온다.
능선을 만나자마자 다시 하강..

인수대피소를 비껴 계단길을 조금 오르자
인수봉 암벽하는 이들의 야영장이 나온다.
길을 벗어나 우측의 인수봉 쪽으로 빠졌다.

이어 나타나는 슬랩...
30미터는 될듯싶은 경사있는 슬랩을
회원들이 여유롭게 오른다....

인수봉엔 흡사 파리떼처럼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어 암벽을 오르고 있다.

바라만 보는 데도 손에 땀이 나온다.
우린 작은 바위 하나 오르는데에도
아찔함과 공포감을 느끼는데
저리 높고 가파른 인수봉을 오르고 있는 저들은 무슨 심장을 가진 걸까?
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슬랩을 다 오르자 우측으로 바위를 돌아가니
이번엔 130도는 됨직한 경사구간....
거미처럼 거꾸로 달라붙어서
용께나 써야 오를 수 있는 구간이다.
선등한 유비가 자를 내렸다.

사뭇 어려운 난코스임에도
솔나무님과 그린님등등
노련한 회원들의 안내에 힘입어
무사히 통과...

이어지는 구간마다 제법 어렵고 힘들다.

낭떠러지를 끼고 좁은 바위구간을 통과할 때는
오금이 저릴 정도다.

누구누구가 겁에 질려 울음을 터트린다.

남자회원들이 앞뒤에서 호위하며 격려하자
조금은 안심이 된듯 어렵게 통과...

울던 얼굴에 금새 웃음이 살아난다.

지난해
10월 두째주에도 바로 이 코스를 올랐던 적이 있었다.
그 때는 단풍이 들어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왔었는데
금년엔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다.
다다음주 쯤에나 들 듯 싶다.

백운대와 그곳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사람들이 빽빽히 줄을 서서 오르고 있었다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의 안부를 통과.
호랑이굴 옆으로 해서 숨은벽을 왼편으로 바라보며
경사로를 한참 내려갔다.

제강과 아이비가 보이질 않았다.
솔나무님이 무선호출...
위문 쪽으로 가있는 그들을 다시 이쪽으로 유도하고
우리는 계곡의 너른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오찬을 즐겼다.
23명이 한자리에 둘러앉으니 잔치집만 같다.

땀이 식어가자 오싹한 한기가 느껴졌다.

햇살이 그리워진다.
모두 겉옷들을 꺼내 걸쳐입었다.

오크님의 민물 장어구이에 복분자 술...,
풀잎님의 먹음직스러운 김치..
경주님의 홍어회...
가빈님의 민물참게... 등등...

오늘의 대인기품목은 뭐니뭐니해도
인왕산님의 뜨거운 물이었다.
날씨가 추워지니
모두 더운 물을 선호한 탓이었다.

즐거운 오찬도 끝나고
이제
아름다운 숨은벽 능선을 오를 차례였다.

솔나무님의 안내에 따라
숨은벽의 대슬랩 구간으로 올랐다.

장비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하여
우린 그냥 바라만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는데
그 순간
경주님이 터벅터벅 슬랩을 오르는 게 아닌가?
우와~~!
오르는 것도 오르는 거지만
아무 장비도 준비안된 그 구간을
다시 걸어내려오는 게 아닌가?
순간
아니다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이미 그는 움직이고 있었다.

아찔한 순간..
그러나 경주님은 용케도 무사히 내려와 주었다.

지나가던 산행인이
박수를 쳐대며
싸인을 부탁한다.
만면에 대만족의 미소를 짓는 경주...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과
숨은벽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꾸밈 한점 없는 순수한 마음과
오늘의 산행에대한 즐거움을
마음 속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해 두며

솔향이 그윽한
오솔길을 걸어 내려왔다.

이름모를 산새가 울었다.
효자리가 가까와지자
고기 굽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하산지점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다.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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