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록 1

말인이 쓰는 연서

末人 2006. 9. 5. 13:34

당신은
언제까지고 영원히 내 가슴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비록
그대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은 들을 수 없을지라도
나는 그대의 영혼을 사랑합니다.
노을보다 더 짙은 그리움으로
내 가슴 깊은 곳을 저며드는 그대여,
이제 나는
그대가 있음으로 존재할 수 있는
그대의 그늘입니다.
당신이 던져주던 사랑의 언어보다는
당신이 뿜어주던 사랑의 향기를
나는 사랑합니다.
Y여...
불러도 불러도 안타까울
내 고뇌의 원천이시여~! 


아직은
그대의 향기를 맡을 수는 없습니다.
아직은 그대에게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Y여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던 밤마다
나는
나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이제
나는
당신 사랑을 쟁취하기 위하여
가슴을 앓는
그런 아픈 날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Y여
보고 싶습니다.
많이많이 보고 싶습니다. 

 

구월의 마지막 날
어느덧 해는 서편으로 기울고
회탄색빛 도회지엔 차량의 물결이 흐르오.
그 어느 해 구월보다도
깊고 짙은 의미를 내게 안겨준 체
구월은 황망히 내 곁을 스쳐가는구려.
채울 수 없는
밑없는 독같은 빈 가슴에
하나가득 그리움으로 차오르는 당신을 내게 남긴 체
구월은 그렇게 홀연히 떠나려 하는구려.
바람은 차지고
세월은 또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며
잎새들을 흔들어 떨어뜨리겠지만
내 가슴에 피어난 당신의 잎새는
언제까지고
매달려 있을 것을 믿습니다.
Y~ 여,
구월의 마지막 밤은
행복한 그대의 밤이 되길 빕니다. 
  
       
나는 아직 당신을 모릅니다
나는 아직 당신을 느끼지도 못합니다.
다만 당신이 아름답다는 것 이외엔
당신에 대하여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어느날 내 앞에 당신이 나타났을 때
나는
아~! 이것은 숙명이다,필연적 만남이다라고 느꼈습니다.
가냐린 당신의 음성
나풀나풀 춤추는 듯한 당신의 걸음
말꼬리의 톤을 살짝 높혀 말하는 당신의 그 어법
참으로 좋게 느꼈습니다.
점차로 밀려오는
공백이 주는 허탈감을
당신으로 메우고 싶습니다.
당신과 마주앉아
커피를 한잔 하고 싶습니다.
당신과 마주앉아
당신의 눈빛을 가만히 바라보고 싶습니다.
당신과,
당신과...
가을 바닷가를 걷고 싶습니다.
아니
당신과라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고
어디에라도 가고 싶습니다.
Y 여~
당신은
매마른
나의 영혼을 적셔주는 한줄기 비요,
식어있던 내 영혼을 꿈으로  물들여 줘 오는
내 희망의 저녁노을이라고 느끼고 싶습니다. 
 
 
뿌우연 물안개가 서해바다를 덮고 있었지.
그대의 작은 손과 발은
꿈같은 우리의 하루를 헤쳐나가고 있었지.
목조카페엔 목탄난로가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굵어진 빗줄기는 후드득
지붕을 때려대고 있었지.
희뿌연 탁주에선 인삼 내음이 폴폴 오르고 있었고
목마른 우리는
서로를 마셔대고 있었지.
말이 없어도 들려오는 당신의 소리.
얕게 깔려가는 음악을 타고
빗줄기는 가슴을 적셔오고 있었지.
웬지
슬퍼지는..
당신과 나의 노래가
c 市를 덮어갈 때
나는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거름을
그대로 부터 돌렸지.
사라져가는 시간들을 바라보며
나는
나는
안타깝다라는 말도 못했지...
뿌리치던 그대의 모습이
너무도 뚜렷이
나의 뇌리를 괴롭히며 떠올랐던 거야.
바보같은 넘~
별수 없는 넘~
같은 족속의 같이 못난놈~

나조차 내가 싫어지는 마음을 안고
돌아서오며
어딘가로 숨어버릴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숨고나서도
보고파지면
그땐 난 어떻해? 
흔들린다.
조금씩 흔들린다.
그대에게조차도 말할 수 없는
번뇌로 뭉친 내 마음에
갈등의 어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어찌하면 좋을까?
알 수 없는,
조금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그림 앞에서
바람처럼 겉돌다 쓰러지고 말거라면
차라리
지금
물러서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나를
이렇게 흔들고 있는 것이다.
나뭇가지 끝에서
떠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저 물든 잎새처럼...


찬바람 몰려오는 늦가을의 해질 무렵
저녁하늘을 덮어오는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나는
그대를 생각합니다.
어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잠시 피어나는 노을꽃이 아름다움은
그것이 금새
사라져 없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둠이 밀려오는 삶의 저녁 하늘에
그대는
노을처럼 나를 물들여 오지만
결코
오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나는
아직도 그대 앞에서
추워 올 겨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춤추는 감정
오열하는 진실
방황하는 순수
파열된 애정
돌아올 수 없는 세월
그 안에서
오리 궁둥이 춤을 추고 있는 3류 삐에로
그건......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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