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의 시 1

마누라의 개런티(꽁트)와 잡동사니

末人 2002. 1. 9. 12:46


(말인이 쓰는 꽁트)
 

마누라의 개런티
 



참으로 기이한 노릇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히 살아있던 녀석이 죽다니...

그는 퇴근 시간이 되자 마자 황급히 서둘러 회사를 빠져 나왔다.

봉급날이 얼마남지 않은 탓도 있지만

늘상 그래 왔듯이 비상급 마저 탈탈 털어쓴 터라

타이피스트 미쓰 정 한테 일금 십만원을 빌어 조위금으로 준비하고

택시를 집어 탔다.

담배 한가치를 태워 물고서야 그는 녀석을 다시 떠올릴 수가 있었다.

30대 초반,

그것도 고등학교 동창들 중에선 피부색도 까무잡잡한데다

학교 땐 축구선수까지한데다

팔다리 근육도 유달리 발달된 건강한 녀석 이었는데

두 달전 수출 상사를 하다 때려 치워버린 뒤로

호의호식 하며 기원이나 들락 거리며 놀던 그가죽으리라곤

두 시간 전 그의 부인한테서 전화받기 전 까지는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녀석이 막상 죽었다니바로 어제의 일이

가슴에 한이 되어 걸려왔다.

어제였다.

그가 녀석의 전화를 받은 시간은 거의 퇴근을 몇분 앞둔 무렵이었다.

"야! 촉새야, 너 퇴근 시간 다 됐지?"

"그래 지금 막 하려는 참이다."

"얌마,촉새야,너 오늘 술 한잔 안살래?"

"술?"

"그래 임마,

너 내가 실직하고 들어앉은뒤로 위로 술 한잔 안 사기냐?

내 실직은 순간이고 우리의 우정은 영원한 거 아니냐?"

"얌마. 나 지금 돈 없다. 봉급때가 가까왔잖니"

" 핑계대지마. 사기 싫으면 사기 싫다고 해 임마"

"그게 아니고 지금 주머니 사정이 그렇게 됐다."

"너 그 말 진정이냐?  알았어.

내가 이삼일 내로 네 술 못 얻어 먹으면 성을 갈겠다.임마. 두고봐"

그러던 녀석이 졸지에 변을 당하다니....

도무지 믿어 지지가 않았다.

"어쩌다 이렇게 됐습니까?"

그는 두시간전 녀석의 부인전화를 받고

얼떨떨한 기분에 황급히 물었었다.

"촉새씨 한테 술 한잔 얻어 마시겠다고 나가시다 그만 트럭에 치어서......"

녀석의 부인은 금새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음성이었다.

그렇다면 더더구나 자신이 후회스러워졌다.

차라리 어제 내가 긋고 마시는 집에라도 가서 한잔 사 줬다면

이런 변고는 없지 않았을까?<

무슨 면목으로 녀석의 부인을 대한단 말인가?

그는 빨리 녀석의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러한 미안함 때문에

오히려 택시가 너무 빨리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막다른 골목 끝의 녀석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

대문 밖에서 본 녀석의 집은 불이 꺼져 있는체

예전과 변함 없이 너무나 평온해 보였다.

"앗차!"

그는 순간적으로 주춤했다.

"교통사고를 당했으니 시신은 병원에 있겠지.

깜빡하고 어느 병원인가를 안물어 봤군"

그는 대문 밖에 서서 난감함을 느끼며

어디로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를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아무리 가까게 지내던 친구지만

불꺼진 녀석의 집 앞에 서 있는게 조금은 무서워 졌다.

그때였다.

누군가가 그의 등을 툭툭 두드렸다.

그는 순간적으로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촉새야 이놈아, 부조금은 갖고 왔겠지?

그 돈이면 오늘 저녁 쐐주 한잔 하겠구나?"

껄껄 웃는 웃음 소린 분명 녀석이었다.

순간 그는 심한 안도와 허탈감이 가슴에 밀려오는 걸 느꼈다.

"옛끼 인석아, 사람을 놀려도 유분수지"

"그건 그렇고 우리 마누라 연기도 일품이지?

가서 삼겹살하고 쐐주나 몇병 사갖고와 .

그리고 우리 마누라 좋아하는 돼지 족발도 하나 하고...."

"예끼 인석아"

"우리 마누라 개런티는 줘야 할거 아냐?  하하하"

"알았어 임마"

피식 웃으며 골목을 벗어나는 그의 등 뒤에서

카랑카랑한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여보, 불켜도 돼.

촉새녀석이 당신 좋아하는 돼지족발 사러 갔어"









 


말인이 쓰는 낙서


(말인 창작 낙서임을 만천 하에 밝혀둠)






(잡동사니(1)  미니 TV  극본)




( 男과 女 )

F.I  낙엽이 눈발처럼 흩날리는 조용한 공원
카메라 Z.I 하면 떨어지는 한 잎의 낙엽을 따라 PAN....
땅에 떨어져 구르는  C.U 된 낙엽따라 PAN 하면서
그 위에 깔리는 주제음악, 메인 타이틀, 캐스트, 스탭...
F.O

F.I#1, (공원 벤치)
M~~~서정적인 것....B.G로...

남자의 가슴 팍 깊이 포옹한체 벤치에 앉아있는 女
여: 춥다.
남: 춥긴..., 내 가슴에 폭 안겨 있는데도 추워?
여: 나 있지.... ,  그거 하고 싶어....
남: 조금 전에 하고도 ...., 또?
여: 자꾸 하고 싶은 걸?
남: (알았다는 듯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포옹을 풀곤
여를 번쩍 들어 안고는 벤치에서 일어나 숲 쪽으로
걸어간다.)
M~~~~UP 되면서....

DIS


#2, (숲속)
M~~~서정적인 것~~~쎄구에~~~격정적인 것~~~UP~~~S.O

아랫 바지를 서서히 벗겨내리는 남.  이윽고 속 옷까지..
카메라 PAN-UP  하여 바람에 떨고 있는 나무잎새들에 정지 (사이)

여: (화면 밖에서)(가벼운 신음소리)
남: (숲 쪽을 바라보며 궁금한 듯, 초조하게)  아직 멀었어?
여: (소리만) 아빠! 나 있다가 설사약 사 줘야 돼?  알았지?
남: 알았어. 공원 경비 아저씨 오기 전에 얼릉 하고 나와.
(사이)

카메라 PAN-DOWN  하면 바지를 올리고 있는 5살 짜리 여.
여: (씨익 웃으며)  아빠!
이렇게 추울 땐 아이스크림 먹으면 안되는 거지?  그치?
남: (고개를 끄덕이다가 머리통을 귀엽다는 듯 쥐어 박을 듯 하면서)
알건 다 아는구만? ㅎㅎㅎ

카메라 미안한 듯 애교스럽게 웃고있는 여의 얼굴에
잠시 C.U 하다가 정지 된체...

M~~~빠른 음 고조되면서.....
F.O





(잡동사니(2)  80년대 쓴 낙서 )



(낙서)하나

(자가용)

한달 유지비 30만원
그래 월급 30만원 짜리 비서가 아닌가?
아무때고 가자면 가고, 서라면 서고....
힘들다고 투정하나 보너스 달라고 칭얼대나.
이런 비서가 또 어디 있을까?
우리 모두 가난의 불을 끄고 자가용 한대씩 끌자.


(낙서) 둘

(곰쓸개)

안경알이 깨지면 안경알을 갈아끼어야 하고
자동차 바퀴에 바람이 새면 바람을 채워야 하듯
쓸개빠진 이들이니 쓸개를 먹어야 할 수밖에...


(낙서) 셋

(물가고)

서민 수입 많다 하되 부자에겐 용돈이라.
벌고 또 벌다보면 잘 살을 날 있으련만
물가가 제 먼저 오르고 더 많이 벌라 하더라.


(낙서)넷

(기회)

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때는 왔구나!---<목욕탕 주인>---


(낙서)다섯

(연립방정식)

미남(X)=남자(Y)  ....식 1,
나(Z)=남자(Y)  ....식 2,
2의 식을 1에 대입하면,
나=미남
고로 나는 미남이다. 캬캬캬캬....






(잡동사니(3)  39자 소설 )




(만족)

그는 천원 달라는 것 오백원에 샀다고 좋아했고
그녀는 이백원 준 것 오백원에 팔았다고 좋아했다.







(잡동사니(4)  말 장난)




1, 누워서 떡먹기 보다 더 쉬운 건 떡 먹고 누워있기일쎄....
2, 노처녀가 시집가는 날 먹는 국수는 퉁퉁 불은 맛 일쎄.
3, 30분 전에 울다 그친 사람은 아까운 사람일쎄.
4, 가정에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기 시작 할 때를
권태기의 시작이라 하는 걸쎄.
5, 시집 못가 안달이 난 노처녀보다 더 안달이 난 사람은
그 노처녀의 여동생일쎄.
6, 정말로 먹고 살기 힘든 사람은 위장병 환자일쎄.
7, 간 큰 남자와 통 큰 여자가 벌린 범죄를 간통죄라 하는 걸쎄.
8, 브래지어가 너무 작아 가슴에 꽉 낄 때 생기는 일은
가슴 아픈 일일쎄.
9, 칫과 병원 환자 대기실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이상한 사람들일쎄.
0, 형하고 동생하고 싸우는데 모두가 동생 편만 드느걸 보고
형편없다라고 하는 걸쎄.
( 이 말장난이 재미있다고 생각하시면 저에게 연락 주세요.
계속 연재해 드릴게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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