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록 1

[스크랩] 말인이 쓰는 이별의 시

末人 2005. 6. 28. 17:46








이별은 매마른 내 영혼을 촉촉히 적셔주는 단비와도 같은 것 이별이 주는 아픔과 안타까움과 애절함을 통하여 삭막하고 피폐된 내 영혼과 정서에 가슴애린 충격요법을 가하는 것 이별은 서럽지만 그리워 할 수 있는 그리고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을 주는 것 이별은 나에게 詩를 주었고 이별은 나에게 노래를 주었다. 이별은 내가 늘 지니고 살아야 할 숙환과도 같은 업보.... ★말인★ 작별과 만남, 그리고 또 다른 상념들... ★(작별)★ 비가 내린다. 모두가 그리도 갈망하던 비가 내린다. 마른 마음을 적셔주는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는 하루 나는 비처럼 내리는 두가지의 서로 다른 걸 맞았다. 작별과 만남... 그리도 애타는 그리움을 내게 주었던 그니와의 재회, 그리고 그리도 애타게 갈망하던 또 다른 그니와의 작별... 만남과 헤어짐이 이리도 쉽고도 흔한 거라는 생각이 온통 내 어지러워진 머리 속을 채우고 있다. 맑았던 그니의 음성 속에 보일 듯 안보일 듯 감추어진 서러움을 내가 훔쳐본 순간 울컥 나도 내 가슴 한가득 채우며 내리는 상념의 비를 맞고 있었다. 삶이라는 틀 속에 구속되어졌던 맑은 영혼이 몸부림치다 떠난 빈자리를 어루 만지며 슬퍼 할 수도 괴로워 할 수도 없었던 하루,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잘가! 잘 살어, 행복해야만 돼! 비는 내리건만 내 가슴엔 마른 가믐이 시작되고 있었다. ★(만남)★ 비는 아직도 그치치 않고 뿌려지고 있다. 울컥~! 생각이 났다. 어떻게 지냈어? 그리도 애타게 기다리던 비도 내리는데... 끊어질 듯 가냐린 음성이 왔다. 재회... 떠나보낸 빈 마음에 문득 채우고 싶어졌던 공허가... 웃고 있었다. 모든 아픔, 미련, 꿋꿋히 삭이고 살아온냥 웃고 있는 그니가 슬퍼보였다. 비는 내리는데 그니는 웃고 있었다. 다시 본 그니의 모습엔 삶이 주는 모진 시련의 비를 흠뻑 맞으면서도 자신의 운명이 아닌냥 거부하지 못하고 안으로 삭이며 산 인고의 서러운 내음이 났다. 잘가! 잘 살어, 행복해야만 돼! 비는 내리건만 내 가슴엔 여기에서도 마른 가믐이 시작되고 있었던 거다. ★(또 하나의 만남)★ 비가 그쳤다. 빗물에 행구어진 가로수 잎새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싱그럽게 흔들린다. 수줍은 듯 조심스런 문자가 마음을 두드린다. 사랑.... 언제 들어도 가슴 벅찬 단어... 그 사랑이 비 그친 날의 나무 잎새가 되어 내 가슴 안에서 흔들린다. 우리네 인간이 스스로 만든 틀 속에서 숨통을 조여오는 호홉곤란의 중병을 앓게 한다. 박차고 부수고 깨뜨리고 타 넘어 보다 산뜻한 바람을 찾아 나서 보고 싶건만 그것은 이룰 수 없는 꿈... 오늘따라 작은 두드림이 마음을 애절케 한다. 하나의 변치못할 조각같은 형상으로 만들어진 나였다면 그 무엇에게도 흔들리진 않았을텐데... 언젠가는 누구에게 훔침을 당할 것 같은 불안함에 일기를 포기했듯이 나는 말을 잃고 허공에 담배연기만을 뿜는다. 아직은 찾아오지 않은 작별에 고마와 하며 타들어가던 대지 위에 뿌려진 비와 같이 삭막한 마른 가슴에 그래도 그니는 비가 됨을... 옆에 있어주어 아름다운 그대여! 사랑해~! ★(그리고...)★ 만남과 헤어짐... 우리네 삶 자체가 처음부터 만남과 헤어짐의 숙명을 갖고 시작된 거니 업보처럼 필연처럼 그렇게 따라 다니는가 보다. 우연인 듯 시작된 만남이지만 우연인 듯 떠나는 작별 이지만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할 그 어떤 위대한 신의 각본에 의해 준비되어 있었던 거라는 생각이 드니 무엇이 그리 기쁘고 서러우리. 우리네 인연이 그것 밖에 아니었음을 안 순간 밀려오는 서글픔에 스스로를 잠시 주체 못할 뿐 그것이 준비된 것임을... 그것이 숙명임을... 내일이면 또 다른 하늘이 열리고 열린 하늘은 또 어느날 비를 뿌려 줄 것인데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무엇을 서러워 하리 무엇을 안타까와 하리... --말인의 자작시 몇편-- ★(이별연습)★ 한번쯤 이별을 해 봐봐. 그를 보내고 눈물이 나나 한번 연습해 봐봐. 마음이 허전하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오면 조금도 주저말고 그에게로 달려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이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진다 할지라도 다시는 그를 놓치않을 거라고 들려줘. 그리고나서 그에게 흘린 눈물을 닦아달라고 해. ★(이별은)★ 가슴 안에 그리움을 심는 일 혼자 떠나는 고독한 여행의 시작 저미는 사랑을 만드는 일 멀리 두고 마음으로만 다가가는 안타까움을 만드는 일 그러나 그러나 지금은 슬픈 일 ★(이별 뒤 )★ 글도 안되네 말하기도 싫어. 때가 되도 배 고픈지도 모르겠고 무얼 바라보고 있는데도 눈엔 아무 것도 안들어 오네. 걷기도 싫고 눕기도 싫어. 만나는 사람마다 어디 아프냐고 묻네. 멍하니 앉아 하늘을 보니 이런 무게를 잃고 허공 속으로 높이높이 떠올라 사라져 가고 있는 내가 보일 뿐이네. ★(그 이별을 받아 드리며)★ 이제 보내야 하는 것임을 알았다. 그 꼬리 멀어져 그림자마저 보이지않는 가버린 시간임을 알았다. 잡으려해도 이젠 잡을 수 없는 멀리 떠나가 있는 허상인 것을- 안타까와 해도 이미 멀리멀리 떠나가 있는 것을- 여전히 해가 뜨고 바람이 불어오건만 그 날들의 그 시간은 결코 아님을 알았다. 힘들어도 접어야 해. 모습은 남아 있을지 몰라도 마음은 벌써 떠나가 있는 허수아비야. 입술을 깨물 일도 없어. 그냥 보내면 되고 그냥 가는 것이라 받아드리면 되는데 뭘... 너무 아파하거나 너무 슬퍼하거나 너무 분노하지도 말아야 돼. 어느 때이고 한번은 겪어야 할 일이 지금 온 것일 뿐인데 뭘. 그리워 하지도 말아야 하고 다시 만나리라 기대조차도 말아야 해. 그럴수록 나만 너무너무 힘들테니깐. 모두가 물거품처럼 무너져 버린 허망한 참담 앞에서 나는 아무 것도 할수없어. 끼억끼억 나오려는 오열만을 안으로 삼키고 있을까? 그대가 떠나며 마지막으로 내게 남겨 준 선물같은 이 모든 교훈을 그대가 그립거나 보고 싶을 때마다 그대인냥 떠올리며 살아야 하는 것까지도 알았다. 어느날 덜렁 남겨진 나의 식어버린 찬 가슴에 그대의 향기가 바람처럼 밀려와 옛날을 들춰준다 하여도 나는 다시는 다시는 그대를 사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 알고야 말았네. 잘가라- 나의 행복했던 어제들이여... 나를 설레임에 잠못들게 하던 지난 꿈들이여 잘가거라... 안녕 ★ (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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