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의 시 2

목련꽃 지던 밤(수정)

末人 2005. 12. 15. 10:03

목련꽃 지던 밤

(말인)

밤비 내리니
목련꽃 지기 좋아라.

기다림을 접기엔
어둠이 좋아라.

혼자만 애태우던
창백색의 설움
남 몰래
씻어 내리기엔
밤비가 좋아라.

찬 사랑 하나 얻고자
북쪽만 바라보다
목이 빠져버린 꽃망울
떨구어진 상처 구멍마다
묘석(墓石)으로 돋는 잎새들

하이얀 꿈을 키워가던
순백의 가슴 위에
꽃잎은 무덤처럼 내려 쌓이고,
애타게 갈구하던 젖은 시간 위엔
망각의 빗물이 강물되어 흐르는데


영원히
잎새를 만나지 못하고 떨어져가는
목련꽃의 숙명이
가슴 찢는 빗소리가 되는 밤.
혼자만의
사랑이 지는 밤.

하이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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