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1
(참가자) 말인/상운/석천/붉은장미/포대능선/옥티브/금빛꽃밭/일산/우이암/여일한/ 야생화/사계절/진주랑/자운봉/촌장/이영석/제강/코알라/땡큐+아들 (20명) (산행지)-도봉산 오봉능선 (코스)-망월사매표소-다락능선-포대능선우회-오봉-여성봉-송추남능선-오봉매표소 (산행시간)-6시간 (날씨)- 쾌청 바야흐로 가을은 그 절정을 향하여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조금 때 이르게 떨어진 기온 탓에 약간의 한기마저 느껴야 하는 날씨였지만 하늘은 마냥 짙 푸르기하다. 집결지에 거의 모두 약속된 시간인 9시30분, 정확히 모여준 회원님들 덕에 산행은 순조롭게 시작되어 갔다. 망월사역으로 부터 시작되는 도봉산행은 처음부터 만만치 않은 급경사의 오르막을 올라야 했다. 도봉매표소 쪽 보다는 그래도 한가로운 편인지라 우리 일행은 끊김없는 긴 대오를 이루며 갈 수 있었다. 붉음을 더해가는 잎새마다 아침햇살이 부딪쳐 부숴진다. 눈부시도록 빛나는 형형색색의 단풍들을 헤치며 오르고 또 오르는 회원들의 이마에서 땀방울들이 송송 돋아난다. 우리가 오르는 이 원도봉산 계곡은 망월사 계곡이라 불리우기도 하며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종합적인 정비계획에 따라 중하류 계곡에 난립했던 상가들을 철거하여, 중상류의 수려한 계곡으로 거듭난 곳이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망월사는 불타는 단풍에 휩싸여 그 고고한 모습이 더욱 옛스러워 보인다. 사찰에서 들려오는 독경소리가 정서에 찬 산행인의 발목을 잡는다. 더러는 암벽, 더러는 나무계단, 더러는 힘든 급경사의 비탈길을 오르며 그래도 함께한 오늘의 즐거움을 간간히 나눈다. 어느메쯤 올라서니 탁트인 능선... 바라보는 10월 끄트머리의 도봉은 붉은 아픔으로 젖어있었다. 골짜기마다, 능선마다.. 흡사 피빛 별리의 괴로움이 물감으로 나온듯 녹색 핏기를 잃고 더러는 붉게 더러는 누렇게 빛바래져서 나무와 잎새의 슬픈 이별의 흔적처럼 붉고 노랗고 갈색진 신음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어쩌란 말인가? 지나치는 산행인더러 함께 울어 달라는 말인가? 저리도 온 산이 아픔에 젖어 소리없는 울음을 울고 있을 줄이야... 시월 마지막 주의 도봉은 그렇게 그렇게 별리를 앓는 나약한 환자의 모습으로 가슴을 붉게붉게 태우고 있었다. 밀리는 동호인들의 법썩을 벗어나 호젓한 우회길로 들어서보지만 그 곳도 만만치가 않다. 만장봉,선인봉,자운봉을 코 앞에 두고 돌면서도 그와의 포옹못한 아쉬움을 느낄 수 없었음은 붐비는 장터와도 같은 인파 때문이었을까? 조금은 한적한 우회로를 따라 오봉에 자리잡고 오찬을 하니 시간은 어느덧 14시를 넘고 있었다. 밀려드는 인파 속에서 그나마 적당한 자리를 잡고 비좁고 불편한대로 오찬을 마치니 도봉산 오봉의 정취 따위는 간곳이 없고 그저 들어누워 한잠 오수에 젖고픈 마음 뿐이다. 걷는게 팔자려니 다시 또 걸으며 오솔길 같은 여성봉을 향하는 호젓한 길이 산행의 진짜 진미를 한결 더 느끼게 해 준다. 만나고 헤어지고 뭉쳤다 흩어졌다 줄을 만들었다 끊어졌다 하면서 사연도 많고 애로도 많았던 20명 대원의 산행은 여성봉의 찐한 상징적 모습을 감상하고 난 이후로 오후 4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마칠 수 있었다. 오봉 매표소 밖 숯불 바베큐 집에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하며 또 한번 인연을 생각하니 모두가 너무도 소중한 우리의 옆이요 오늘이 아니리... 흩어진 대오를 기다리느라 식사조차 제대로 못한 대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의 회계를 맡아주신 야생화님 감사합니다. 심부름꾼을 자초하고 후미를 맡아주시고 총무 일을 대신해 준 포대능선님 수고했구요. 버벅거리면서도 어려운 코스, 완주해 준 붉은장미님 고생많았구요, 그러한 붉은 장미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살펴주신 석천님 감사합니다. 순간순간의 모습을 열심히 사진으로 담아준 진주랑님, 낙오된 대원을 기다리느라 고생하는 대장님을 찾아 나섰던 일산님, 말없이 온 코스를 조용히 완주해 주신 금빛꽃밭님,등등... 함께하여 주신 20명의 모든 분들... 수고 너무너무 많으셨습니다. 좋은 산행의 하루를 만들어 주신 데에 대하여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봉설명> 좌측에서 우측으로 일,이,삼,사,오봉으로 불리우며 도봉산 주등산로에서 벗어나 있는 코스이기 때문에 한적한곳을 원하는 사람과 전문산악인이 선호하는곳이다 오봉은 암벽장비 없이 갈 수 있는곳은 삼봉까지 이며 그이상 가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위험하며, 전문 산악인도 가끔씩 등반사고가 나는 곳이다.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글쓴이 : 末人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