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1

[스크랩] 북한산 문수봉산행기

末人 2007. 10. 31. 20:53
참가자
말인/상운/인왕산/유비/코알라/위원장/난무맘/생차돌/얼떨리우스/금운각
사계절/파라오/야생화/현재/언니/

산행지
(북한산)
불광동2번출구-족두리봉-향로봉-승가봉-사모바위-비봉-문수봉-대남문-대성문-정릉
총 6시간


오늘따라 회원들의 집합성적이 부진하다.
그동안 이런 일이 없었는데 오늘은 유난히 지각한 회원들이 많았다.
집결지의 집결완료시각이 20여분이나 지체되는 바람에
부득불 코스변경을 해야만 했다.
집결지에서의 버스이동을 포기한 체
불광동에서부터 산을 오르기로 하고 도보로 이동을 시작했다.
매표소조차 없는 샛길로 들어서서 오르는 산행은 처음부터
길게 비스듬히 누워있는 바위를 타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가파른 초입부를 지나 한달음에 작은 정상에 올라서니
바로 저 앞에 족두리봉이 우뚝 솟아있다.
바위를 오르는 인파들에 휩싸여
길게 줄을 서다시피하며 커단 바위코스를 돌아가는데
조금은 아찔한 느낌마저 든다.
줄을 걸어 회원들의 안전을 확보해 준 체
좁고 아찔한 곳을 지나 다시 절벽같은 하강코스로 접어든다.
이 역시 만만치 않은 급경사다.
다시 줄을 늘어뜨려 하강을 하는데
다른 산행인들이 우리의 줄에 도움을 받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서둘러 걸음을 옮겨 가는 능선길은
추월조차 하기 힘들정도로 인파들로 들끓는다.
왜 이리 산행인들이 많은지..
휴일의 서울근교 산행은 앞으로 점점 더 이런 복잡함 속에서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조금은 서글퍼진다.
비봉을 우회해 암릉으로 올라서니
온사방으로 서울 시가지가 아련히 깔려있어 보인다.
지난 주까지만해도 웅장하던 가을단풍잎들은
모두 매말라 불쌍사납게 가지끝에 매달려 흔들거리고 있다.
이제는 단풍이 아니라 낙엽이다.
널부러진 낙엽들을 바라보며 걷는 것도
그런대로 운치를 느끼게 해 준다.
문수봉 아래
등산안내 표지판에 써 있는 글씨
위험구간 돌아가시오
도봉에서 관악까지 회원들은 결코 돌아가기를 거부한다.
위험구간으로 올라선다.
낑낑대고 암벽을 기어오르면서도
미소를 머금고 있는 회원들을 보니
대단한 담력들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산을 타본다는 현재님도 예사롭지 않게 잘 오르고 있고
겁에 질려 주저앉아야 제대로 어울릴 것같은 야생화님도 거쁜거쁜...
빌빌,길길,벨벨,끙끙의 대명사 얼떨리우스님도 훨훨 날으는듯
잘도 오르고 있다.
아찔한 절벽구간도 통과하고
미끄러운 바위경사 구간도 통과하며 정상에 오르니
가슴 하나가득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반긴다.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허비한 탓에
또다시 코스를 변경해서
정릉으로 하산하기로 정하고 대성문을 나서니
시간은 3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걷기편한 낙엽길이다.
보드라운 흙들로 만들어진 오솔길..
북석대던 인파도 간곳없고
이제야 제대로 산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같다.
고즈녁한 나만의 공간으로 온 것 같아 정말 좋다.
겹겹히 쌓인 낙엽들을 바라보니
눕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
정릉매표소까지 하산을 마치니 시간은 어느덧 4시20분.
기인 산행이 마무리 되던 시간이었다.

지난 봄
초입부에서 산행을 포기한체 돌아서 갔던 금운각님이
이번 산행에 동참하여 완주를 했다.
무척 좋아진 그의 건강에 찬사를 보낸다.
하산주 없는 산행은 상상조차 하기싫다는 현재님,
일년에 소주 두병정도 마신다는 난무맘님이 이번 산행에서 마신 술의 양이
소주 한병을 넘었고...
일차 공식적인 뒤푸리행사에 이어
위원장님의 찬조와 회원들의 협조로
또다시 이루어진 세꼬시 집의 이차 뒤푸리...
아쉬움과 흥이 버무러져 율동과 노래로 터져나오던 노래방의 3차 뒤푸리..
그리고 가진
생맥주 집의 4차 뒤푸리...

우리의 뒤푸리는 앞으로도 쭈~욱 계속되어질거라는 확신을 남겨준체
이번 주말 산행도 이렇게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모두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글쓴이 : 末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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