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男 제강/코알라/상운/유비/포대능선/감자바위/말인/위원장
★女 들국화당신/야생화/산행/시에나/솔님/과꽃/야호/붉은장미
산행지 검단산-용마산
산행코스 안창모루-검단산-용마산-밤나무단지-산곡휴게소
산행시간 5시간30분
때는 바야흐로 한겨울의 중간으로 달려간다.
겨울 답지 않게 포근한 11월의 마지막 날
도관방의 주말산행은 오늘도 어김없이 진행되어 간다.
실로 오랫만에 동쪽으로 산행을 잡았다.
지난 유월
오랫동안(거의 10년) 산행을 쉬어왔던 내가
다시 산행을 시작하고 두번째 올라갔던 산이 바로 이 검단산이었다.
아침부터 수많은 산행인들이 에니메이션 고교 앞으로 밀려든다.
약속된 집결시간을 아직도 30분 정도 남았는데
일찍 도착한 탓에 고교 정문 앞으로 가보니
으~악!
시에나님이 벌써 나와 외로이 정문을 지키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시간이란 긴 시간이 소비되고서야 집결이 완료되고
산행이 시작되었다.
10시 30분
안창모루를 들머리로 처음부터 가파른 고개를 오르니
진땀이 송송 돋는다.
십여 년 전 팔당 땜 쪽에서 올라 보았던 산이었기에
정감있게 다가오는 산이다.
이번에도 지난 6월 달 처럼 에니메이션 고교 우측 옆길로 따라오르다
산으로 들어서는
똑같은 코스로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펼쳐지는 급경사의 길이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력이 길러진 터라
지난 초여름 보다는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유길준 묘소에서 일차 휴식을 취하며 가쁜 숨을 고르니
얕잡아 보았던 검단의 첫 위용(?)에 모두들 놀란다.
제법 여유가 있는 탓에
고개를 사방으로 돌려 주위의 풍경들에게도 시선을 줄 수 있었다.
잎새를 모두 떠나 보낸 나목들이
그들의 가슴 안에서 한 여름을 풍요롭게 살다간
자신의 편린들에 휩싸여 고독하게 서서
삶의 허무를 침묵으로 읊조리고 있는 듯하다.
쏴한 애증들이 넘실대는 마른 숲이 있어
겨울 산행은 삶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케하는 숙연함을 불러 일으킨다.
말라서 부숴져 갈 시간처럼
오늘의 이 모든 행위들도
지금으로부터 밀리고 나면 다시는 되 할 수 없는 어제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을
포기하거나 외면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원치 않아도 안겨오는 바람처럼
모든 건 숙명일 수밖에 더 있는가?
11월의 마지막 날
어느 산보다도 걷기가 편한 탓일까?
오랫만에 많은 사고 속으로 빠져 들 수 있어 좋다.
가랑잎 뒤채이는 소리,
정적을 찢는 나무가지의 흔들림 소리...
그리고 대원들의 숨소리..
나의 모든 하루를
이렇게 이런 자연 속으로 내 던져 맡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디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떠밀려 올려지는 그런 것만 같게 느껴진다.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
한 게 뭐가 있다고 벌써 삶의 석양속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일까?
저 먼발치 흐르는 한강물...
수 만년을 저렇게 흘렀으리만
일순간만을 그 곁에 머물다 가는 우리네 짧기만한 인생이 허무하다.
그렇챦아도 요즘
계절을 타는지
날마다 우중충하고 음습한 흐린 날들만이 있어줘서 그런지
늘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오늘 이 장구히 흐르는 한강물을 내려다 보며 오르는 산행이
끝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삶의 한계성에 대한 허무와 어우러져
더욱 마음을 울적하게 한다.
어딘가 먼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는데...
어딘가 먼먼 곳으로 떠나 모든 걸 잊고 싶었는데...
언제나처럼 떠나지도 못하고 또
가장 먼 곳으로 떠나는 열차의 시간표만 읽다가 돌아오던
젊은 날의 그 모습을
세월이 무수히 지난 지금도 또 다시 반복하며 살고 있는 내 자신이 초라하다.
부는 바람조차도...
발밑에 밟혀 뒤로 사라지는 돌조각 하나도...
다시 할 수 없는 이 순간의 시간적 인연이라 생각하니
웬지 핑그르르 눈물이 난다.
펑펑 울고 싶다.
기대어 울 수 있는 가슴만 있다면
내 육신 안의 모든 물기가 말라 없어질 때까지
펑펑 울고만 싶어진다.
감성이 여려 사물에 자극받아 상관작용을 하는데
나이가 무슨 문제리..
잡힐 듯 아득한 듯
희뿌옇게 들어오는 예봉의 능선을 바라보며
하늘과 경계를 이루는 그 마지막 선상에 서 있으면서도
그것을 느낄 수 없는 나를 생각하니
우리네 모든 일들이 바로 그러하다는 생각이 든다.
숲에 있어 숲은 보이지 않고 나무만 보이고
인간 속에 있으나 인간은 보이지 않고 시기와 질투만이 보이는 무지.
걷자,
또 걷자...
삶의 찌든 시달림으로 부터 벗어 나려고 산에 왔는데
무슨 잡념인가..
버려라 버려..
안부 능선으로 올라타니 북으론 북한산이 동으론 팔당이 한눈에 들어 온다.
마른 나뭇잎들이 딩굴고 있어 걷기가 좋다.
차고 가던 술을 한모금 털어 넣으니 세상이 밝아진다.
그동안
성애처럼 끼어있던 잡념의 흐린 자욱들이
서서히 걷혀간다.
이래서
산은 모두가 찾고 싶어하는가 보다.
검단산을 지나
용마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인적도 뜸하고 길도 흙길이라
쿳션이 있는 듯 마냥 편안키만 하다.
더우기
한없이 펼쳐지는 오붓한 낙엽길이라
환상의 길만 같다.
발목까지 올라오도록 수북히 쌓인 지난 가을의 잔상들이
그지없는 정겨움으로 우리의 발 아래로 다가온다.
용마산까지 이어지는 결코 짧지않은 산행이지만
시작했을 때보다 걸으면 걸을수록 발걸음이 가벼워져 온다.
요상한 현상이다.
걸을수록 가벼워 진다니..
나도 나에게 이해가 안가는 일이지만
우리가 흔히 느낄 수 있는 자연적 현상이기도 하다.
조금만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 길만 나서도
온몸이 천근만근 금시라도 쓰러질 것같이 무거웠던 지난 6월이
이해가 안갈 정도로 지금은 가볍다.
다행이다,
무거웠던 마음이 이리도 쉽게 가벼워 질 수 있다는 것이
다 산의 덕이라니...
회원들의 밝은 모습 속에 파묻혀
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이 또한 산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이상으로
인과관계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산을 걷다보면
어느새 굳어있던 몸이 풀려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하여
모든게 가벼워 진다 하지 않던가?
마찬가지로 지금은 모든 게 풀려 부드러워진 상태가 되었다.
우중충하던 하늘도
나목들의 숲을 스쳐지나던
을씨년스러운 초겨울의 바람소리도
지금은 자연의 아름다운 합창으로 들려온다.
언제나
이런 즐거운 산행 뒤의 만족감 때문에
힘들어도 또 찾고 또 찾는 산행이 아니었던가...
검단에서 용마산까지 이어지는 기인 산행 내내
왼쪽으로 따라와 주던 수채화만 같은 한강줄기...
사각대며 밟혀오는 무수한 낙엽들...
일요일이지만 인적조차 뜸한 오붓한 등산로...
나무가지 사이로 쏟아져 내리던 초겨울의 따사로운 햇살들...
졸졸 거리며 넘쳐나던 샘물...
초겨울의 산행이라 믿기지 않을만치
포근한 날씨 속에 이루어진 산행은
하남의 웅장한 동굴 노래방에서
흘렸던 땀들을 율동으로 털어내는 것으로 끝날 수 있었다.
회원 모두의 입에서
한결같이 눈 내리는 날
다시한번 꼬옥
이 코스를 걷고 싶다는 의견들을 접수하며
오늘의 산행을 마쳤다.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
오늘의 모든 회원들에게 감사해야 겠다.
함께해 준 16명 회원 여러분에게
가식없는 진솔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男 제강/코알라/상운/유비/포대능선/감자바위/말인/위원장
★女 들국화당신/야생화/산행/시에나/솔님/과꽃/야호/붉은장미
산행지 검단산-용마산
산행코스 안창모루-검단산-용마산-밤나무단지-산곡휴게소
산행시간 5시간30분
때는 바야흐로 한겨울의 중간으로 달려간다.
겨울 답지 않게 포근한 11월의 마지막 날
도관방의 주말산행은 오늘도 어김없이 진행되어 간다.
실로 오랫만에 동쪽으로 산행을 잡았다.
지난 유월
오랫동안(거의 10년) 산행을 쉬어왔던 내가
다시 산행을 시작하고 두번째 올라갔던 산이 바로 이 검단산이었다.
아침부터 수많은 산행인들이 에니메이션 고교 앞으로 밀려든다.
약속된 집결시간을 아직도 30분 정도 남았는데
일찍 도착한 탓에 고교 정문 앞으로 가보니
으~악!
시에나님이 벌써 나와 외로이 정문을 지키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시간이란 긴 시간이 소비되고서야 집결이 완료되고
산행이 시작되었다.
10시 30분
안창모루를 들머리로 처음부터 가파른 고개를 오르니
진땀이 송송 돋는다.
십여 년 전 팔당 땜 쪽에서 올라 보았던 산이었기에
정감있게 다가오는 산이다.
이번에도 지난 6월 달 처럼 에니메이션 고교 우측 옆길로 따라오르다
산으로 들어서는
똑같은 코스로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펼쳐지는 급경사의 길이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력이 길러진 터라
지난 초여름 보다는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유길준 묘소에서 일차 휴식을 취하며 가쁜 숨을 고르니
얕잡아 보았던 검단의 첫 위용(?)에 모두들 놀란다.
제법 여유가 있는 탓에
고개를 사방으로 돌려 주위의 풍경들에게도 시선을 줄 수 있었다.
잎새를 모두 떠나 보낸 나목들이
그들의 가슴 안에서 한 여름을 풍요롭게 살다간
자신의 편린들에 휩싸여 고독하게 서서
삶의 허무를 침묵으로 읊조리고 있는 듯하다.
쏴한 애증들이 넘실대는 마른 숲이 있어
겨울 산행은 삶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케하는 숙연함을 불러 일으킨다.
말라서 부숴져 갈 시간처럼
오늘의 이 모든 행위들도
지금으로부터 밀리고 나면 다시는 되 할 수 없는 어제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을
포기하거나 외면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원치 않아도 안겨오는 바람처럼
모든 건 숙명일 수밖에 더 있는가?
11월의 마지막 날
어느 산보다도 걷기가 편한 탓일까?
오랫만에 많은 사고 속으로 빠져 들 수 있어 좋다.
가랑잎 뒤채이는 소리,
정적을 찢는 나무가지의 흔들림 소리...
그리고 대원들의 숨소리..
나의 모든 하루를
이렇게 이런 자연 속으로 내 던져 맡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디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떠밀려 올려지는 그런 것만 같게 느껴진다.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
한 게 뭐가 있다고 벌써 삶의 석양속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일까?
저 먼발치 흐르는 한강물...
수 만년을 저렇게 흘렀으리만
일순간만을 그 곁에 머물다 가는 우리네 짧기만한 인생이 허무하다.
그렇챦아도 요즘
계절을 타는지
날마다 우중충하고 음습한 흐린 날들만이 있어줘서 그런지
늘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오늘 이 장구히 흐르는 한강물을 내려다 보며 오르는 산행이
끝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삶의 한계성에 대한 허무와 어우러져
더욱 마음을 울적하게 한다.
어딘가 먼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는데...
어딘가 먼먼 곳으로 떠나 모든 걸 잊고 싶었는데...
언제나처럼 떠나지도 못하고 또
가장 먼 곳으로 떠나는 열차의 시간표만 읽다가 돌아오던
젊은 날의 그 모습을
세월이 무수히 지난 지금도 또 다시 반복하며 살고 있는 내 자신이 초라하다.
부는 바람조차도...
발밑에 밟혀 뒤로 사라지는 돌조각 하나도...
다시 할 수 없는 이 순간의 시간적 인연이라 생각하니
웬지 핑그르르 눈물이 난다.
펑펑 울고 싶다.
기대어 울 수 있는 가슴만 있다면
내 육신 안의 모든 물기가 말라 없어질 때까지
펑펑 울고만 싶어진다.
감성이 여려 사물에 자극받아 상관작용을 하는데
나이가 무슨 문제리..
잡힐 듯 아득한 듯
희뿌옇게 들어오는 예봉의 능선을 바라보며
하늘과 경계를 이루는 그 마지막 선상에 서 있으면서도
그것을 느낄 수 없는 나를 생각하니
우리네 모든 일들이 바로 그러하다는 생각이 든다.
숲에 있어 숲은 보이지 않고 나무만 보이고
인간 속에 있으나 인간은 보이지 않고 시기와 질투만이 보이는 무지.
걷자,
또 걷자...
삶의 찌든 시달림으로 부터 벗어 나려고 산에 왔는데
무슨 잡념인가..
버려라 버려..
안부 능선으로 올라타니 북으론 북한산이 동으론 팔당이 한눈에 들어 온다.
마른 나뭇잎들이 딩굴고 있어 걷기가 좋다.
차고 가던 술을 한모금 털어 넣으니 세상이 밝아진다.
그동안
성애처럼 끼어있던 잡념의 흐린 자욱들이
서서히 걷혀간다.
이래서
산은 모두가 찾고 싶어하는가 보다.
검단산을 지나
용마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인적도 뜸하고 길도 흙길이라
쿳션이 있는 듯 마냥 편안키만 하다.
더우기
한없이 펼쳐지는 오붓한 낙엽길이라
환상의 길만 같다.
발목까지 올라오도록 수북히 쌓인 지난 가을의 잔상들이
그지없는 정겨움으로 우리의 발 아래로 다가온다.
용마산까지 이어지는 결코 짧지않은 산행이지만
시작했을 때보다 걸으면 걸을수록 발걸음이 가벼워져 온다.
요상한 현상이다.
걸을수록 가벼워 진다니..
나도 나에게 이해가 안가는 일이지만
우리가 흔히 느낄 수 있는 자연적 현상이기도 하다.
조금만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 길만 나서도
온몸이 천근만근 금시라도 쓰러질 것같이 무거웠던 지난 6월이
이해가 안갈 정도로 지금은 가볍다.
다행이다,
무거웠던 마음이 이리도 쉽게 가벼워 질 수 있다는 것이
다 산의 덕이라니...
회원들의 밝은 모습 속에 파묻혀
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이 또한 산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이상으로
인과관계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산을 걷다보면
어느새 굳어있던 몸이 풀려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하여
모든게 가벼워 진다 하지 않던가?
마찬가지로 지금은 모든 게 풀려 부드러워진 상태가 되었다.
우중충하던 하늘도
나목들의 숲을 스쳐지나던
을씨년스러운 초겨울의 바람소리도
지금은 자연의 아름다운 합창으로 들려온다.
언제나
이런 즐거운 산행 뒤의 만족감 때문에
힘들어도 또 찾고 또 찾는 산행이 아니었던가...
검단에서 용마산까지 이어지는 기인 산행 내내
왼쪽으로 따라와 주던 수채화만 같은 한강줄기...
사각대며 밟혀오는 무수한 낙엽들...
일요일이지만 인적조차 뜸한 오붓한 등산로...
나무가지 사이로 쏟아져 내리던 초겨울의 따사로운 햇살들...
졸졸 거리며 넘쳐나던 샘물...
초겨울의 산행이라 믿기지 않을만치
포근한 날씨 속에 이루어진 산행은
하남의 웅장한 동굴 노래방에서
흘렸던 땀들을 율동으로 털어내는 것으로 끝날 수 있었다.
회원 모두의 입에서
한결같이 눈 내리는 날
다시한번 꼬옥
이 코스를 걷고 싶다는 의견들을 접수하며
오늘의 산행을 마쳤다.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
오늘의 모든 회원들에게 감사해야 겠다.
함께해 준 16명 회원 여러분에게
가식없는 진솔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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