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1

[스크랩] 연휴산행1-도봉산 오봉

末人 2008. 10. 28. 18:57
산행일-2월8일 화요일
산행지-도봉산오봉
날 씨-쌀쌀,포근..잿빛구름이 빼앗아가 버린 햇빛,, 온종일 거의 볼수 없었던 햇빛
코 스-
도봉산포돌이광장-녹야원-다락능선-포대능선(일부는 통과,일부는 우회)-
뜁바위-칼바위-오봉-여성봉-송추 (6시간30분)
참가자
말인/오크/서래옥/불곡산장/솔개/마운틴/햅번/동주/트레비스 (9명)

연휴라 도봉산 전철부터가 헐렁하다.
오크님의 지각으로 인하여 10시30분부터 산행시작
임시 총무를 동주님께 의뢰하고 회비갹출
매표소 통과하여 녹야원으로 해서 이내 다락능선으로 진입,
조용타 못해 적막에 가까운 산길..
겉옷을 벗어 정리한 후 본격적 산행 시작...
처음 참가한 마운틴님의 발걸음이 범상치가 않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매 일요일마다 백두대간을 타는 솜씨였던 것이다.
그 뿐인가?
그에게서 묘한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비교적 말을 아끼는 조용한 그였지만 어쩌다 한두마디 내뱉는
묵직한 음성엔 강렬한 카리스마적인 힘이 차 보였다.
흡사 오랜 군생활이라도 한듯한
절도있고 위압(?)스런 동작과 말투..
힘에 부쳐 버거워하는 햅번님의 베낭을 대신 매준다.
그 모습을 본 오크님의 독기어린 일갈...
햅번님 옆에 가까이 가면 생기는 건 베낭 대신 질 일 밖에 안생긴다나 뭐라나...
베낭 하나 받아준 인연으로 인하여
제강이 그렇게도 원하는 작업이라도 이루어진다면
베낭 아니라 햅번님 자체를 걸머지고 오를 수도 있으련만
햅번님의 고고한 자태로 보아선 작업은 커녕 차한잔 마실 일도 생기지 않을 성 싶다.
들끓던 산행인들은 죄다 어디로 간 것일까?
걷는 능선길은 바람조차 없이 조용하고 고적하기만 하다.
전망좋은 바위 위에 올라 사방을 관망한다,
평소에 느낄 수 없었던 감회가 가슴을 덮어온다.
(생략.....나 혼자만 느꼈을 나 혼자만의 생각이기에 )
간방을 목구멍을 치고 나오는 기침에 시달렸던지라
내심
찬바람 맞으며 산을 오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씩씩대며 걸을 때는 다 나은 냥 목구멍이 상쾌했었는데
잠시라도 멈춰서면 또다시 콜록콜록 기침이 난다.
모자를 눌러쓰고 땀이라도 좀 실컷 방출하려했는데
다리가 말을 듣지를 않으니 마음 뿐이다.
칼바위를 지나 오봉가던 능선길..
멀리 산 아래 도회지의 건물들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고 햇살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오찬을 즐겼다.
연휴의 중간이라 다음 날 출근에대한 부담들이 없다보니 모두들 느긋했다.
식사를 마치고도 한동안 담소하는 시간을 가졌고
오봉에 올라서서도 구름사이로 간간히 쏟아져 내리는 겨울 오후의 햇살을 즐겼다.
여성봉으로 향하는 솔밭길은 오솔길이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
바람또한 없고 길 또한 한적하니 산행하기엔 이보다 더한 날이 있으랴..
여느날보다 도봉산의 정취를 깊이깊이 느끼며 걸은 하루였다.
여성봉 정상에서
멀리 오봉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박고 하산길에 올랐다.
마른 솔나무 잎새들이 딩구는 부드러운 흙길의 연속..
송추 매표소에 당도한 시간은 오후 5시였다 .
그냥 헤어지기엔 너무도 아쉬운 우리들이 되어버린 하루...
웰빙을 한답시고
그 흔한 숯불 돼지구이집을 피하여 두부집을 찾다찾다 접어든
어느 골목길 에서
눈치빠른 젊은 아낙이 우리를 어느 식당으로 안내한다.
푸짐하게 생긴 주인 아주머니답게
생태찌게도 푸짐하다.
겨울 하루의 끝,
저무는 붉은 태양이
개성식당의 창문을 타고 넘어들어와 우리들의 식탁 위에 하얗게 뿌려진다.
흡사
우리들의 하루가 찬란했었음을 일깨워 주기라도 하려는냥....

달려온 시외 버스를 타며 마운틴님이 침묵을 깬다.
"엊그제 북한산 형제봉 산행에 참가했던 로망스가
제 처 입니다.."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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