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록 1

가을과 인연

末人 2005. 9. 1. 18:15
도관방이 창방된지도 어언 2년 6개월...

그동안 이 곳을 스쳐간
바람같은 수많은 인연들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삶의 덧없음을 느끼게 한다.

여기가 아니면 못살 듯
요란을 떨던 인연도...
시간만 나면 이 곳에 들러
무언가라도 끄적거려야 했던
인터넷 중독자 같던 인연도...
무엇이든지 다 퍼줄 듯
무엇이든지 다 사랑해 줄 듯
그렇게 허풍스럽던 인연들도 많았건만

지금은 스쳐지나간 한 시절의 바람이었을 뿐...

어느덧 세월은 흘러흘러
또다시
하늘 더욱 파래지는 가을이 찾아오는데
떠난 이들은
그것으로 끝...

세상사 모든 인연이 영원한 게 있으랴마는
더러는
아쉽게 접어버린 인연에
마음이 씁쓸해져 오는 건 어쩔 수 없다.

조락의 계절이 오고
하나 둘
잎새가 질 때면
더욱 더 인연의 허망함을 느끼겠지만

그래도 아직
내 곁에 남아있는 소중한 인연들이 있기에
나는
지금도 행복해 할 수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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