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차
말인
밤도 깊어
자정이 가까운 늦은 시간
막차인 듯 싶은 전철 안,
오늘도 교미에 실패해 버린 가련한 짐승이
돌아가고 있다.발정을 걷우고 있다.
미치도록 휘두르고 싶어도 휘두르지 못했던
가련한 몽둥이 팽개치고
수만개 체념의 눈물 방울로 빚은
알콜만을 퍼마시다가 돌아가고 있다,
유혹하던 여인의 야시시한 웃음 위에다
불륜의 낙서를 해대지도 못하고
쓸쓸히 돌아가고 있다.
둘러봐도
나보다 더
오래 산 것 같아 보이는 이 없는 유배된 공간,
도태되어야 할 색다른 별종이 되어버린 내가
낡은 세월의 목관에 갇혀
마지막 처형을 기다리고 있다.
더이상 절망조차 할수도 없는 마지막 절망이
생각없이 막차에 끌려가고 있다.
서럽던 실연도 사치가되고
번민하던 청춘도 덧없음이 되는
남은 것 하나없는 내 삶의 마지막 밤차,
가버린 세월이 못내 서글퍼져서
최백호의
슬픈 뱃고동소리 붕붕 귓막에 울릴 때 쯤
내가 내린 곳은
아직도 내가
조금 더 살아있어야 할 이유가 있는
내 집 가는 곳,
건대역 5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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