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의 시 2

[스크랩] 청약

末人 2005. 12. 17. 11:12
청약통장

(말인)


1990년 초 청약증거금이 오른다기에 서둘러 가입하고 분당 신도시 처음 생길 때 아파트 청약신청 했다 떨어지고 20배수 생겨나 포기해버린 청약통장처럼 아무 것도 기대할수조차 없는 통장은 희망이 사라진 휴지와도 같은것.어차피 이루어질 수없는 과욕이라 믿었기에 십수년이 지나오는 동안 청약통장은 청약을 포기한 채 근무태만에 들어갔다. 삶의 고통이나 분양해 줄 수 있다면 분양권 프리미엄은 엄청나게 오를게다. 자고새면 오르는 아파트 값만큼 올라도 올라도 못오르는 높이에서 서민의 꿈은 정복당하기를 거부한 채 우리에게 좌절의 심한 관절염에 걸리기를 강요한다. 더이상 오르기를 포기한 채 주저 앉은 자리에서 질 좋은 삶에 걸 청약통장은 날개부러진 새가되어 날기를 사양한다. 치밀어 오르는 과욕과 허욕따윈 로또복권에 걸 단돈 일만원짜리 희망과 함께 상심의 규격봉투 속에 재생불능으로 분리되어 버려버리고 쑤셔오는 생활고의 통증따윈 진통제 털어 넣듯 안주없는 쐐주 한잔으로 가라앉히면 그만이다. 어지러운 오늘은 과거에게 분양하고 내일은 우리 깨끗히 떠날 수 있는 죽음이 청약되어 있어 이 얼마나 다행인가.바람처럼 왔다가 또 그 바람처럼 가버릴 우리인데 너무 아둥거리거나 청약통장의 노예가 되어 살일만은 아니지 않겠는가...
출처 :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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