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록 2

외로운 섬

末人 2015. 11. 14. 23:07

덥다

한잔의 막꼴리가

온몸을 뜨겁게 만들어 주고있다

 

내일은

산행 포기다

정 가고 싶으면 느즈막히

아무 산이고 짧게 타고 와야지

 

죽기보다 더 싫은

혼자라는 외로움.....

외로움을 사치처럼 두르고 살았던

젊었던 날의 오만....

 

이제는

무력감 앞에

백기를 들고 무릎을 꿇는다

 

비 그친 가을 밤

풀벌레 울음조차 없는

삭막한 도회지의 밤

 

말인의

목구멍을 타고 넘는

막걸리 소리만이

가을밤의 적막을 깨고 있다

 

여기는

도회지 한가운데의

외로운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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