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

비수구미 마을로 가는 길

末人 2018. 10. 1. 11:27

 동영상 클릭 --> https://youtu.be/zxm4yrRv5Js

*동영상 중 음악연주 말인이라는 자막은 잘못된 것임...ㅎㅎ(연주음악올리기 실패)


요즘은
뭐 특별히 하는 것도 없는데
어영부영 어쩌다 보면 하루가 의미없이
후딱 지나가기 일쑤다.,
그러면서 우린 한탄겸 자조의 말을 토하곤 한다
"세월이 왜 이리 빠르지?"


일요일 하루
아침 일찍 집을 떠나
지하철을 타고
관광버스를 타고
강원도를 가고
10km 정도를 걷고
마시고 떠들고 웃다가
집에 왔는데에도
아직도 하루가 다 가질 않고 있다.


오늘은 왜 이리도 하루가 길게 느껴지는 거지? 라고
자문해보니
아하....
좋은 분들과 마음 편한 시간을 보내며
마냥 즐거웠기에
그러한 기분이 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렇게 하루하루를
즐겁고 의미롭게 지내노라면
우리에게 남은 여생도
결코 짧지만은 않으리라.....


7시20분
이 시간이 약속된 우리들의 만남의 시간이었지만
23명의 회원들 그 어느 한분도
지각은 커녕
모두 2~30분 전에 모여 주었다.
했기에
출발시간인 7시30분보다 5분이나 빠른 시간에
관광버스는
잠실 롯데월드 너구리상 앞을 벗어났다.


막힘없는 경춘 고속도로를 미끄러질 듯 달리고 달려
두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비수구미 마을로 향하는 트레킹 코스의 들머리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아침 내내
차창 밖으로 짙게 깔려 있었던 안개도 다 걷히었고
비수구미 들머리엔
찬란한 아침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장장 6.2km의 장도(?)에 오르는 회원들의 표정이 그지없이 밝기만 하다.
흐르는 물소리가
걷는 내내 우리를 따라오고 있었다
철 이른
몇몇 수목들이 울긋불긋 물들어 가고 있었고
비포장 도로엔
9월 마지막 날의
찬란한 햇살이 내리 깔리고 있었다.


반짝이는 눈동자
해맑은 웃음
티없이 맑은 표정들에서
오늘의 이 트레킹 코스가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고 정겨운 곳인가를 대변하고 있다.


걸으며 웃고
웃으며 떠들고
떠들다 맑은 표정도 지으며 사진 속으로 찰칵 들어가기도 하고
그러다 마시고
마시다 또 웃었다,


맑은 계류가 넘쳐 흐르는 비수구미 계곡...
그 물가에 앉아
우리는 또 웃었다.

푸르디 푸른 히늘
꽃무늬 구름들...
부숴지는 햇살의 파편
산길에 널려 있는 작은 자갈들...
철 이른 잎새들이 하염없이 날리고 있는
비수구미의 산길....
우리는 멋진 기억들을 담아내고 있었다.


산골 강변
집이라고는 단 세 채밖에 없다는 비수구미 마을은
생각보다 아담하지는 않았다.
큰 하우수용 간이 건물은 관광객을 맞는
식당의 길다란 식탁이 놓여 있었고
그 앞으로 잔잔히 물결지고 있는 파로호엔
보트 한 두척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탐스럽게 피어 있는 맨드라미 앞에서 사진도 한컷...

그 곳에서 평화의 땜까지 가기 위해
우회해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타는 곳까지는
또 4km를 걸어가야 했지만
우리 일행중 몇몇은 모터보트로 이동하기로 했다.


푸르디 푸른 물결을 헤치고 전속력으로 내달리는 질주의 쾌감을
마악 느끼려 하는 순간
보트는 벌써 목적지까지 와 버렸다.
기대가 무너지는 단 4분간의 싱거운 뱃놀이....

에라이
이럴 줄 알았으면 걸어갈 걸....3000원이나 지출한 꿈이었는데...


한시간 정도를 걸어온 나머지 일행들과 합류해서 평화의 땜으로.....

북에서 퍼부울지도 모르는 물공격을 막겠다고
요란법썩 떨며 건설한 평화의 땜은
그 의미를 상실한 채
고요히 물길을 막고 서 있었다.


여유있는 시간을 그 곳에서 보내는 동안..
오늘 하루의 일탈도
그런대로 멋지고 즐겁게 지나가고 있었다.

언제나 그러하 듯
관광의 즐거움은
목적지가 주는 감흥보다는
어울리는 곳에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버스 뒷자리에 앉아 오는 동안
미처 다 발산하지 못한 오늘의 환희를
콧노래로 마구마구 내 뿜어내며
하루의 마무리를 하면서 돌아왔다

밖은 벌써 짙은 어둠이 내려와 있었고
버스는 어느 새
불빛 화려한 서울로 접어들고 있었다.

ㅇㅇ



ㅇㅇㅇ












[배경음악: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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