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록 2

그 후

末人 2004. 4. 17. 21:19

그 후

(말인)

끝내 용기가 없어 그냥 뒤 돌아서 가며 건네지 못한 한송이 꽃같은 사랑을 맥없이 허공 속에 던져 버렸을 B야 당신이 그렇게도 주고파 했던 그 날의 꽃 향기들이 오늘 날리는 눈발을 타고 밀려와 이리도 내 가슴을 차갑게 파고 드는구나. 짧은 한 순간 불연의 숲을 교차해 지나가는 바람이었을 우리였기에 당신의 꽃송이는 미처 전해지지도 못한 채 버려지어 시들어 갔겠지만 이미 나에겐 당신의 꽃송이는 씨를 내리어 온 가슴 가득 애절한 피빛 꽃들로 피어나고 있었던 거다. 아는가, 당신은- 나에게도 당신에게 주지못한 꽃송이가 있었다는 걸.. 나도 내 가슴에 쓸쓸히 혼자 묻어버린 꽃 송이가 있었다는 걸 아는가. 이루지 못한 당신과 나의 사랑이 지금 이렇게 눈물처럼 하얗게 내리고 있다.

(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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