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

[스크랩] 내 삶의 와사등

末人 2006. 7. 10. 10:04
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녀 있다.
내 호올노 어델 가라는 슬픈 신호(信號)냐.

내 인생의 저편엔
언제나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것 같은 와사등이
나를 밝히고 있었다.

밝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어둠을 쫓는 순기능은 작동하여지고 있는
외로운 등불-
그것은 어쩌면 나의 전부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모두가 사그라진 뒷전에서
남은 불씨 감싸안고 식어가는 체온을 유지하고자
몸부림을 쳐대는 것이 나의 숙명일지도 몰라
지금도
미련스러울만큼 아집에 잡혀
벗어나지 못하는
스스로의 영욕의 시간을 살고 있다.

산은 언제나
어려운 삶의 삼각함수를 잊으라 한다.
산은 문제없는 백지 시험지 위에
쓰고 싶은 저만의 답을 채워 넣으라 한다.

모두가 모자람없는 백점이라 일컬어 준다.

가는 산은 늘 그 곳인데
함께해 주는 이는 그렇지가 못하다.

그 전 날
함께 했던 이들은 모두 떠나고
나는 변치않는 단 하나
산,
그와 더불어 오늘을 한다.

괴롭다 한들 무엇하랴,
그립다 한들 어찌하랴...

사람들이 만드는 부질없는 인연들에 묶이려 하지말고
오직
오늘만을 즐기면 될 것이다.

그날의 그들이 없다고
땀이 나지 않을텐가?
그 날의 그 웃음들이 없다고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풍기는
솔나무향이 없을 쏜가...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흐르고
나는 그 하늘에 박혀
견딜수 없는 희열에 휩싸여 웃으면 될 일이다.

비가 온다고
바람이 분다고
여린 와사등 불빛이 사라지겠는가?

내 마음의 산을 가는 길목엔
정남한 태양이 내 뿜는
십삼만 육천 촉광의 와사등이
켜져 있을 뿐이다.


결코
산이 있어 외롭지 않음에...

간곳--삼각산 칼바위
날씨- 무척 더워... 땀,땀,땀....
함께해 준...
말인,유비,구슬,생화,보라,푸른소나무.정이,무소유,상아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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