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1

[스크랩] 아차산의 황혼

末人 2007. 10. 31. 20:58
사람들의 발길도 거의 끊겼습니다.
산길은
한적하다 못해
쓸쓸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작은 소나무 가지들이
잠시만 머물다 가라는 듯 손짓을 합니다.

멀리
검단산 허리를 감싸고 도는 황사 무리...
유유히 구비쳐 흐르는 한강,
황사 속에서
희뿌옇게 윤곽만이 보이는
북한산 백운대, 인수봉의 모습...

이글거리며 붉게타던
둥그런 태양이
북한산 너머로
차차로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태양이 사라진 하늘 가득
붉은 노을이 물감처럼 번지고 있었습니다.

황혼무렵
으스름한 어둠 속에서
만개한 진달래는 더욱 붉어 보였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도회지의 저녁,
오색 네온 불빛이
하나 둘
불을 밝히는 저녁 무렵,
아차산 산행 길은
한편의 동화 속을 거니는 듯 했습니다.

서둘러
걸었습니다.
걸으며
이 아름다운 모습들을
그 이에게
핸펀으로 전했습니다.

하산 후
멧돌로 갈아 만든
즉석두부 집에서
서울 탁배기 한 잔을 들이키고
밤 벗꽃 흐드러진
대공원 앞 길을 지나왔습니다.

서울의 밤 거리가
한결 더 낭만이 있어 보였습니다.
한 통의 문자 멧세지가 날아 옵니다.
좋은 시간 이었군요.... 라는.....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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