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1

[스크랩] Re:"딱 좋아 "

末人 2007. 10. 31. 20:57

아침 일찍 일어나 부추 갈아서 오징어넣어
초록색의부침개 만들고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에
우산이랑 바람막이옷까지 챙겨서
집을 나선다.
예전같으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으면 아예
산에갈 생각조차 안했을텐데
그래도 비내리는날의 산행경험이 있어서
나선다.
지하철에서 만난 제강님이 주신
여자분들을 위한 
화이트데이선물 카스테라로
지하철에서 하니핀이랑 아침까지 해결하며
길음역에 도착하니 곧이어 도착하는 한글님과 새로운 한글2
이슬언니.서래옥님,가빈언니,설화언니 열매님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도착한 버들피리님과 봉우리언니.
맨날 남자만 데리고 온다고 제강님한테 무지하게 
구박받는 한글님.
앞으로 남자 데리고 올꺼면 오지 말래나?
우리 여자들은 잘생긴 남자분들이 맨날 새로와서
좋기만 한데.......
남자 여섯 여자 여섯 
일부러 숫자를 맞춘것도 아닌데 짝도 딱 맞고
그리고 우리 도관방의 훈련교관 서래옥님까지
참석하셨으니 어째 오늘의 산행은 커다란 기대로 시작된다.
마른 나뭇가지 쌓인 겨울산을 올라 
평평한 공터에서 서래옥님 지도하에 준비체조를 하고
자세가 좋은 봉우리언니는 칭찬 듣고
불량학생 하니핀은 운동은 안하고 운동하는 사람들 자세만 탓한다.
"칼바위"
모두다들 나보고 칼바위에 와봤다고 하는데 도무지 기억이 안난다.
칼바위 꼭대기에 올라가서 그제서야
예전에 한번 오를때
먼저 올라간 하니핀이 무섭다고 절대 올라오지 말라고 겁을 줘서
올라가보지도 않고 밑에서 우회하느라고 꼭대기는
밟아보지도 않았으니 기억에 당연히 없지?
괜히 우회해가지고 남들은 쉽게 넘은 바위를
손 발 바들바들 떨어가며 바위안고 릿지하며 옆으로 가느라고 
더 무서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해보니 별로 무섭지도 않은데......
준비된 교관님에 도우미들까지 있으니 당연히 쉬운거겠지.
용암문을 지나 산성주능선을 따라 백운대로 가는길
해박한 지식으로 역사에서부터 세계사까지 통달하신
열매님의 상품이 걸린 문제내기에 무식한 난 아예
풀 생각도 못하고 
별 생각없이 지은 쟈스민이라는
닉네임의 유래를 들은것만으로도 감사.
열매님 까페에 쟈스민의 유래에 대해서 다시 한번 글 올려주세요.
처음 가보는 백운대 가는 길
자세하게 가이드처럼 잘 설명해주시는
서래옥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산행을 하니
산행하는 즐거움이 훨씬 더 커진다.
아직은 군데군데 남아있는 얼음과 눈들때문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공사되어 있는 난간
하나하나 잡아가며 오르다보니 어느새 백운대다.
좁디좁은 어두운 바위통로를 지나 눈앞에 펼쳐진 
넓다란 바위 
그리고 그바위에서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북한산의
정경이 너무도 아름답다.
서래옥님이 우리 도관방식구들과 꼭 함께 와보고
싶었다는 그 넓은 바위아래에서 시작된 오늘의 점심만찬.
하니핀의 예술같은 주먹밥
그리고 모든분들이 정성껏준비한 도시락으로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바람불고 추운 날씨탓에 커피는 호랑이굴에 가서
마시자며 다시 길을 나선다.
"호랑이굴"
서래옥님이 아니라면 절대 가보지 못했을것 같은 바위
유격훈련대원들도 아니고
길도 아닌것같은 사람하나 겨우 들어갈것 같은 바위
틈새로 사라져 버리는 사람들
앞서가는 사람들은 길이 없다고 소리 지르고
잠시 멈춰서니 그제서야 들려오는 웃음소리
거의 엎어져서 들어가보니 조금씩 보이는 어둠속의 햇살.
모두다들 잘도 탈출했는데 
배도 나오고 가방도 무거운 버들피리님만 하니핀의
구조(?)를 받고서야 탈출에 성공
탈출에 성공해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맛이 정말로 꿀맛이다.
시간이 너무많이 지나 지난번 삼악산에서의 코스를 포기한 
아쉬움이 남는 이슬언니의 진행팀과 하산팀을 결정하자는 이야기
이슬언니의 진행팀과 제강님의 하산팀.
결과는 이슬언니의 압승으로
숨은벽으로 다시 시작된 산행
한참을 내려가서 다시 숨은벽을 향하여 오른다.
"숨은벽"
와아~~~~~
그 까마득한 릿지구간을 줄도 없이
그냥 올라갔다는 위원장님의 이야기를
제강님을 통해 들으면서
어떻게 저곳을 그냥 올라갈수 있었을까?하고
새삼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날 풀리고 기회가 된다면 언제 나도 한번 올라가볼 기회가....
아쉬움을 접고 그옆을 돌아 오른 산정상
내려갔더라면 너무나 억울했을것같은 아름다운 북한산의 정경
어떻게 말로다 설명할수 없는 아름다움.
한참을 입을 벌린채 그아름다움에 넋이빠져서.....
특이한곳과 아름다운곳을 우리에게 보여주실려고
오늘의 산행에 참석하신 서래옥님이 
너무너무 멋져보이신다.
서래옥님 자주자주 참석하셔서 우리에게
이런 행복한 기분을 자주자주 좀 안겨주세요?
하산하는길
일부러 편한길 놔두고 서래옥님 지도하에
조금조금씩 있는 릿지구간을 연습하며 내려간다.
숙련된 교관이 가르쳐주시는거라서 그런지
산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계곡에서의 발닦기는 계속된다.
한번 맛을 들이니깐 산행의 피로가 확 풀리는것같은
발닦기가 포기가 안된다.
밤골로 하산해서 남편을 맞이해야하는 이슬언니는
기다려주지도 않고 버스타고 떠나버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반대편에서 버스를 타고 구파발역으로 향해 
떠나며 오늘의 산행이 막을 내린다.
시작부터 즐거운 산행이 될것 같은 예감이 들더니
오늘의 산행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딱 좋아 "
너무너무 좋은 코스를 우리에게 보여주실려고 고생하신 서래옥님
오늘도 어김없이 사진 찍어주시느라고 앞에서 뒤에서 고생하신 
제강님.
해박한 지식으로 산행내내 공부시켜주신 열매님.
이슬언니한테 줄 한번 내려주고 지난번에 목숨을 구해준 댓가와 
바꾸려고 한 버들피리님.
제강님의 구박에도 여전히 다음번에도 또다른 한글2를 데리고 오실것 같은 한글님
산행은 많이해도 릿지는 별로 해보지않았다며 약간은 겁먹은 한글2님
그리고 듬직한 우리의 산행대장 이슬언니
하니핀의 온갖작전에도 넘어가지 않고 잠바를 지킨 가빈언니
열매님의 문제를 정답으로 풀어낸 똑똑한 설화언니
산행초보이면서도 너무나 잘하는 봉우리언니
그리고 자겁면에서 자칭 여자제강이라는 내친구 하니핀
오늘도 여러분 모두와 함께한 산행이
정말로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글쓴이 : 末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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