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

아차산 2013,1,10

末人 2013. 1. 14. 09:41

태초에 이미 존재했었노라
신의 각본이...
잘 나 건
못 나 건..
오늘은 하나라는 이름 아래 모였더라
함박눈..
소낙비...
진보라...
보라...
말인.....
자연 현상으로 보면
위의 다섯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 진다면???
보라꽃 피는 날 소낙비도 내리고 함박눈도 쏟아지고
진눈께비도 날리고..
날씨 치고는 아니할 말로 더럽게도 궂은 날이었을 터인데...
우린 그냥 좋아서 웃었노라..
네가 좋아 웃고
술이 좋아 웃고
눈 쌓이고
바람 차고
산길 한가하여 우린 그냥 웃었노라...
함박눈은 소낙비에 녹아
눈물인지 빗물인지 알 수도 없었고
진보라와 맨보라는 누가 정말 진짜인지 알 수도 없었고
말인은 말인답게 그 무엇도 말리지 못하고 히히덕만 대었도다...
아차산길 걷는 동안
한번도
앗차 괜히 왔더라 후회 한번 아니했고
아차 내려와 일차 끝내고 이차는 절대로 만들지도 않았던 하루
소낙비는 사람이 좋아
친구도 불렀고
함박눈은 소낙비 품안에서
진눈께비가 되더이다...

돌아서 오면서...
하루를 마치고 오면서...
세상 살며
수도 없이 가졌던
새털 같은 날이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머릿 속에 한가닥 아름다운 잔영으로 남을 것 같은 하루였더라...

기회되면
또 다시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싶은
함박눈
소낙비
진보라
그리고 보라님...

그런 날은 분명히 있으리라 믿으며
그 것을 희망처럼 사는
말인이 될 터이니
절대로 이 바램 저바리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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