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의 시 1

자애에게 띄우는 편지(詩)

末人 2001. 6. 23. 15:43

자애에게


(말인)

 

 


보고싶다.

 

자애야~~

 

지금도 무교동 뒷골목


리본다방을 기억하니?

 

언제까지나 그대와 함께가 흐르던


그 찻집에서

 

우린 처음 만났었지.

 

 

넌 그때

 

참 이뻤었지? 그치?

 

맞아

 

난 그날도 오늘 처럼

 

널 그리워 하게될 마음을 그렸었어.

 

 

자애야

 

너 그 찻집 벼름 박에 붙어있던


그림 생각나니?

 

세잔느의 목욕하는 여인들 말야.

 

나 있지?

 

그날 그 그림 속에서


그들과 함께 목욕했다.몰랐지?

 

네가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야.

 

 

자애야~

 

너 지금 어디서 뭘하니?

 

내가 네 손가락에 끼워 주던 만년필 반지

 

여태 갖고 있니?

 

네가 준 선물도 많았는데....

 

난 너무나 오래되어서


다 잃어버린 줄 알았었어.

 

근데 있지?


오늘 마누라가 주머니를 빨겠다고 뒤집더니

 

뭐 이런 잡동사니가 많냐는 거야. 후후...

 

아! 이런,

 

나도 몰랐던 그것들이


주머니 한켠에 찌든 먼지로

 

아직도 남아 있는 걸 본거야.

 

자애야~~

 

보고싶다.

 

그 때가 생각나 한번 가 봣어.


그 무교동 뒷골목 리본 다방엘 말야.

 

근데 거기엔 이미


그 다방은 없어졌고

 

도로가 되버린 그 자리엔


파아란 신호등만이 생겨

 

또 다른 자애를 보내고 있더라.

 

 

이제, 자애야 잘 시간이지?


잘자. 허지만,...허지만, 눈은 감고 자지마.

 

늘 나 좀 지켜 봐줘. 응?

 

나도 널

 

늘 그리워 하며 살께.


알았지? 알았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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