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애에게
(말인)
보고싶다.
자애야~~
지금도 무교동 뒷골목
리본다방을 기억하니?
언제까지나 그대와 함께가 흐르던
그 찻집에서
우린 처음 만났었지.
넌 그때
참 이뻤었지? 그치?
맞아
난 그날도 오늘 처럼
널 그리워 하게될 마음을 그렸었어.
자애야
너 그 찻집 벼름 박에 붙어있던
그림 생각나니?
세잔느의 목욕하는 여인들 말야.
나 있지?
그날 그 그림 속에서
그들과 함께 목욕했다.몰랐지?
네가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야.
자애야~
너 지금 어디서 뭘하니?
내가 네 손가락에 끼워 주던 만년필 반지
여태 갖고 있니?
네가 준 선물도 많았는데....
난 너무나 오래되어서
다 잃어버린 줄 알았었어.
근데 있지?
오늘 마누라가 주머니를 빨겠다고 뒤집더니
뭐 이런 잡동사니가 많냐는 거야. 후후...
아! 이런,
나도 몰랐던 그것들이
주머니 한켠에 찌든 먼지로
아직도 남아 있는 걸 본거야.
자애야~~
보고싶다.
그 때가 생각나 한번 가 봣어.
그 무교동 뒷골목 리본 다방엘 말야.
근데 거기엔 이미
그 다방은 없어졌고
도로가 되버린 그 자리엔
파아란 신호등만이 생겨
또 다른 자애를 보내고 있더라.
이제, 자애야 잘 시간이지?
잘자. 허지만,...허지만, 눈은 감고 자지마.
늘 나 좀 지켜 봐줘. 응?
나도 널
늘 그리워 하며 살께.
알았지? 알았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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