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의 시 1

휴일 오후의 외출(꽁트)

末人 2002. 1. 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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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인의 꽁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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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오후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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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정오가 넘도록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자애는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다.
아무 예정도 없이 맞이한 일요일이었기에
날씨마저 화창했다면
더욱 따분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내내 라디오를 FM 에 맞춰놓고
방바닥에 누워 음악을 들었다.
빗소리와 어우러져 들리는 음악은
조금은 따분함을 잊게해 주고 있었다.
"얘, 넌 무슨 애가 그 흔해빠진 데이트 한번 못하고 늘 이 모양이냐?"
시집 간 언니는 친정에 들를 적마다
입버릇처럼 그녀를 놀리 듯 지껄였다.
"내가 멋진 남자 친구 하나 소개해 줄까?
친구 동생 중엔 너와 썩 잘 어울릴 수 있는 애들이 더러 있단다."
"싫어."
그때마다 자애는 반발적으로 딱 잘라 거절하곤 했다.
그러한 일은 결코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다.
내가 뭐 재주가 없어 이러는 줄 아나보지?
나는 좀 더 사색적이고
깊이 가라앉은 듯한 중량감을 느낄 수 있는
남자를 기다릴 뿐이야.
촐랑대는 사내들 쯤이야
그녀의 주위에도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했다.
총무과의 미쓰터 박이라던가,
자재과의 미쓰터 한 같은 사내들이
그 얼마나 가련할 정도로
데이트 신청을 해 왔던가?
그때마다 그녀는
혼자면 혼자였지 그들과는 도무지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오후가 되자 가랑비가 그쳤다.
비가 그치자
그녀는 문득 외출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구름사이를 뚫고 쏟아지는 엷은 햇살이
그녀를 방 구석에 그냥 두게 하질 않았다.
그녀는 교외의 한적한 유원지를 혼자 걷고 있었다.
비에 말끔히 씻기운 연초록 수목들의 잎새가
갓 목욕탕에서 나온 여인처럼 싱그럽게 느껴졌다.
그녀는 아직 물기가 베인 돌 밴치에 앉아
조잘대는 새 소리를 들었다.
마음이 아주 지극히 평온해 지기 시작했다.
그때 저쪽 수목 사이로 한 젊은 사내가
카메라를 메고 이쪽으로 닥아 오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정면으로 바라 볼 수가 없었다.
곁눈으로 슬쩍 본 그는
아주 스포티한 옷차림에 차분한 표정으로
긴 머리를 흩날리며
카메라를 걸머진 채
그녀 쪽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 비 개인 오후의 숲을 영상으로 담으려는 사진예술가"
이런 생각을 하니 그가 더욱 멋져 보였다.
"아가씨~~, 아가씨의 모습을 한 장 작품화 시키고 싶습니다."
금시라도 이런 부탁을 해 올 것같이
그는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순간, 그녀는 두렵고 수줍은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여자가 예술 작품의 모델이 된다는 건
자신없는 노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도망치 듯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는 계속 그녀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가 따라온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은 울렁댔고 더욱 빨리 그로부터 멀어져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가씨--, 아가씨--,"
그의 애절한 듯한 목소리가 뒷쪽에서 들렸다.
그녀는 숨이 막힐 것 같이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미쓰터 박. 미쓰터 한의 경망스런 표정들이
카메라를 맨 긴 머리 사내의자신감 넘치는 밝은 표정에 대비되어
한결 초췌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두려우면서도
자신도 미처 생각지 못한 쾌재를 불렀다.
"자애씨, 오늘 퇴근 후 제가 커피 한잔 사죠."
누구든 요런 접근을 해 온다면
" 나 오늘 선약이 있어요."
라고 보란듯이 그들을 뿌리치고 빠져나오는 거야...
생각하는 사이 카메라를 맨 사내는
어느새 다가와 그녀의 앞을 가로 막고 서 있었다.
그녀는 애써 자신감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비로서 정면으로 그를 바라봤다.
건강미 넘치는 그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단단한 밧줄로 결박지어
끌고 가 주었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아가씨-,사진 한장 안찍으실래요?
5분이면 완성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손님도 없고 20% 디스카운트 해 드릴게요."
"녜?"
"요즘 같아선 굶어 죽을 지경입니다.
토요일 일요일만되면 영낙없이 비가 내리니....원"
순간 그녀는 무언가에 얻어 맞은 듯 멍한 체 서서
고개를 도리짓 했다.
그때 저쪽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 어이 사진사-,이거 한방 눌러줘 봐!"
술 취한 중년의 사내가 한 여인에게 쓰러질 듯 기대어 포옹한 체
그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힐끗 그쪽을 바라보고는
"웬만하면 한 방 찍고 가시죠?"
하며 쏜살같이 뛰어가 버렸다.
후드득....
바람이 잎새들에 매달려 있던 빗방울들을 훑어내렸다
자애는
자신도 모를 허탈이
가슴을 파고들어오고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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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ountry.korpop.com/Music/TheLastLeaf_Cascades.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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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steel blue size=2 face= 가을체>(흐르는 곡은 The Last Leaf
Cascades )

이 칼럼은 말인의 자작시와 글로 꾸며지고 있습니다.











***(2001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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