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1

[스크랩] 팔봉산행기

末人 2007. 10. 31. 20:47



건대역 5번 출구 건너편 건국웨딩홀 맞은편 7월 17일 오전 9시

말인 도봉산 불암산악마 불암선녀가 도착하고
뒤이어 방랑자,그의 친구분,
잠시 후 코알라,
또 한대의 승합차로 도착한
상운,그의 친구분,인왕산,사계절,포대능선이 도착
한대의 승용차와 한대의 승합차로 9시20분 출발
팔당대교 앞에서 기다리던 파라오 합류
13명의 우리 일행은 목적지인 팔봉산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양수리를 건너 문호리 쪽으로 북한강을 끼고 달리는 우리들..
허나 풍광좋은 강변코스로 들어서서 채 5분도 지나기 전에
인왕산의 연락,
LPG 주유를 해야 한단다.
일차 집결지로 잡았던 설악을 포기하고 경춘국도로 방향을 급선회
LPG 주유소를 찾아 급유를 마치고 코스를 강촌쪽으로 바꿔 달린다.
추억서린 강촌역을 지나 고개를 두어개 넘으니
오늘 우리가 정복해야할 팔봉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담하면서도 웅장한 여덟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장관이
마음을 한껏 설레게 한다.
주차장을 지나 다리를 건너 팔봉산 매표소 앞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덧 12시
그 곳에서 제강이 합류하니 우리일행은 14명으로 늘었다.
1인당 1500원의 입장권을 매입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조금은 지루해 보이는 일봉과 이봉은 생략하기로 하고
3봉부터 산행을 하기로 한다.
강가를 따라 잡풀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가니
3봉으로 오르는 협곡의 시작 점이 보인다,
시작하자마자 뾰죽뾰죽한 바위 조각들로 이루어진 급경사가 펼쳐진다.
만만하게 보았던 산이 우리의 콧대라도 꺽어 놓겠다는 듯
숨을 헐떡거리게 만든다.
산행 시작 채 1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흐르는 땀,
산 중턱의 약수터에서 한모금 목을 추기며
30분을 오르니 능선길에 이른다.
좌우로 강줄기가 훤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아 장관이다.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철계단으로 이루어진 3봉을 오른다.
깍아지른 절벽의 축소...
암벽타기란 것이 이런 것인가 보다라는 맛보기 코스..
처음 부터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한다.
3봉에 오르니 다시 로프를 타고 내려가는 코스
협곡사이의 철 다리를 건너 다시 펼쳐지는 바위봉우리
늘어선 등산객들이
흡사 무슨 순서를 기다리 듯 늘어서 있다.
그 유명한 해산굴 앞이었다.
낄낄대는 웃음소리.
하늘로 치 솟은 동굴같이 비좁은 바위 틈바귀를 오르면
겨우 사람 하나 빠져 나갈만한 구멍이 하늘로 나 있다.
질머졌던 베낭을 풀어 먼저 올라간 이들에게 올려보내고
그 곳을 빠져 나가야 한다,
등허리를 바위에 밀착시킨 후
다리를 바위에 일짜로 부쳐대고 엉덩이에 힘을 주며 조금씩 조금씩
위로 올라가다가
좁은 출구 앞에서는 몸을 최대로 웅크려
두 팔을 하늘 향해 뻗어 먼저 동굴 밖으로 내 보낸 후
다시 한번 엉덩이와 다리에 일생일대 한번도 써본 적 없는
최대의 힘을 주어 몸을 위로 끌어 올려야 한다.
해산할 때의 고통보다 더하면 더했지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만치
있는 힘, 없는 힘, 죽을 힘, 젖먹던 힘 다다다다 쓸어 모아
빠져 나가야 한다.
드디어 해산...
고고의 울음대신 휴 하는 한숨과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버무라진 웃음을 띄우며
다시 산행을 한다.
끈질긴 생명력의 신비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모습들이 널부러져 있다.
어떻게 이런 곳에서 그 오랜 세월동안 살아왔을지
믿기지 않는 소나무의 생명력
그 높은 산꼭대기 온통 바위 투성이인 그 곳에
조금의 틈 사이로 뿌리를 뻗어 나간 그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하며
다시 이어지는 로프를 타고 5봉 6봉을 오르면
저 멀리 산 아래
팔봉산을 껴안고 도는 홍천강의 초록빛 물줄기가
그림처럼 아득히 내려다 보인다.
가져간 카메라에 몇장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다보니
어느새 일행은 7봉을 넘어가고 있다.
7봉을 넘고 내려와 잠시 휴식을 추하고 8봉을 오르려니
8봉 입구에 써 있는 경고문
이 곳 8봉은 위험하니
자신없는 분들은 여기서 하산하라는 내용이다
우리 도봉에서 관악까지의 회원들이 누군가?
이깟 경고문 하나에 쉽게 포기할 우리가 아니다.
가파른 암벽을 로프하나에 온몸을 맡긴 채
팔에 온 힘을 실어 올라본다.
뾰죽뾰죽한 바위를 집고 한 고비 한 고비 넘을 적마다
아찔아찔 해 지는 순간...
잠시잠깐 실수하면 천길만길 깍아지른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질 듯한 위험...
그러나
우리는 8봉을 완주하고야 말았다.
가파른 암벽을 로프를 타고 내려와야 하는 하산 길도 만만치가 않다.
서로 잡아주고 땡겨주는
협동심과 동족애(?)를 유발 시킬 수 밖에 없는 팔봉산
다 내려오니 조약돌이 깔린 강가다
푸른 홍천강 물에 급한대로 흘러내린 땀을 닦고
다시 산 입구 매표소로 향하는데
이건 또 뭔가?
산행이 다 끝난 줄 알았건만 다시 시퍼런 강 가
암벽에 걸쳐진 로프를 붙잡고
강물을 건너야 하는 코스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가?
수심은 깊어 보이는 듯 시퍼렇고
그 위를 로프를 타고 건너야 하는 절대절명의 순간,
방금 전 강물에 씻어버렸던 땀방울들이
열배도 더 많은 양이 되어 온 몸을 타고 흐른다.
오싹한 순간도 잠깐
그 코스를 벗어나니
이제야말로 강가 널부라지게 핀 하얀 망초꽃밭 사이로
꿈길처럼 펼쳐진 오솔길..
싱그런 바람마저 콧등을 스친다.
향기로운 꽃내음이 달려드는 오솔길을 따라 시작했던 매표소에 이르니
오후 3시다.

3대의 차량에 분승한 우리는 팔봉산을 뒤로 한 채
강을 끼고 달린다.
홍천강 가
수 많은 자갈들이 깔린 자갈 밭 위에 자리를 잡고
숯불을 피워 장어를 구우니
그제야 참았던 시장기가 목구멍을 치고 올라왔다.
준비해간 메기로 매운탕을 끓인 후
밀가루를 반죽하여 수제비를 뜯어 넣고
다시 푹푹 끓여 한 그릇씩 퍼다가 후후 불며 먹으니
이 것이 신선노름이 아니고야 무엇이리
여울지는 홍천강물 위에 투망을 던지니
파득이는 물고기들이 몇마리씩 생포되어 나온다.
잘 구어진 장어에 잘 끓여진 메기매운탕
곁드린 쏘주 한잔이 온갖 세상만사의 시름을 잊게한다,
뉘엿뉘엿 지는 석양무렵
결코 떠나고 싶지않은 강가를 벗어나 막힘없는 도로를 찾아
귀경길에 오르니 시간은 어느덧 7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얼마를 달렸을까?
또 다시 아쉽다며 한 곳을 더 들르자는 긴급 제안에 따라
운길산 아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산행 후
그 수행원들과 꼭 들린다는 개성집에 들러
시원한 오이소배기 국수로 하루의 아쉬움을 달랜 후
3 분류로 나눠 타고 헤어져야 하는 이별의 순간
서로서로 굳은 악수를 나누며
다음 날을 기약하니
시간은 9시를 넘고 있었다.

동참해 주신
14명 회원여러분 즐거웠습니다
함께하지 못한 여러 회원분들도
언젠가는 이런 즐거움을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소망을 드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말인)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글쓴이 : 末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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