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강원도 계방산
산행일 2003년 12월 21일 (일요일)
일기 쾌청
★참가희망자
◆군자역(7시25분)==제강/말인/유비/바너비/바너비옆지기/아이비/부람선녀
●광나루역(7시30분)==시에나/
■천호역(7시40분)==파라오/단비/새벽별/야호/산꾼
▲강남역(8시10분)==젤로/야생화/마음/감자바위
▼양재역(8시20분)== 상운
전날까지만 해도 매섭게 몰아치던 추위도
한풀 꺽인냥 조금은 기온이 부드럽다.
어스름컴컴한 새벽부터 일어나
원정산행의 채비를 차리고 있노라니
흡사 내가 무슨 전문 산악인이 된 듯 기분이 우쭐해진다.
전날 대충 챙기긴 했지만 산행이 산행인지라
다시한번 재 점검을 하고는 약속장소로 향한다.
과연 회원들이 지각은 안하고 다 나와 줄까?
타 산악회의 버스는 제 시간에 대기하고 있을까?
참가예정자들이 다 나와 줄 수 있을까?
출발 시간이 약 20분 씩 뒤로 밀려진다는데
회원들이 새벽부터 나와 오랜시간 동안 떨고 있으면 어떨까,
눈덮힌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는 있는 걸까 등등
여러가지 근심어린 생각에 휩싸여 고민하며 집을 나선다.
불꺼진 도로...
어둠과 정적...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엔 흡사 여인의 눈섭만 같은 조각달이
하늘 한가운데 매달려 새벽 추위에 떨고 있다.
이 고민 저 생각 하는 사이
건대역에서 제강을 만나 함께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인 군자역엘 7시 정각에 도착했다.
아직도 어둠이 걷히지 않은 겨울 새벽,
지하도 입구에 오직 한사람,
가까이 다가가자 검은 물체의 윤곽이 드러난다.
유비다,
뒤이어 아이비의 전화...
약속된 8번 출구가 아닌 7번 출구서 벌써 30분 전부터 기다리고 있단다.
무지무지 빨리도 나와서 기다린 아이비,
그것도 제일 먼 의정부에서...
고맙기도 하고 추위에 떨고 있었을 걸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다.
허지만 그니의 표정은 언제나처럼 밝게 웃고 있었다.
조금지나자 한 두 사람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너비님,그의 옆지기님,부람선녀님 등등
약속된 7인이 모두 나왔지만 버스는 오지 않았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7시 25분이 되어서야 나타나는 버스...
광나루에서 시에나님을 태우고
천호대교를 지나 강건너 천호동에서
파라오,단비,야호,새벽별,산꾼,그리고 산꾼의 일행 5명 등등을 태우고 강남역으로 향한다.
야생화,마음,젤로,감자바위님을 태운 후 마지막 양재역에서 상운님이 모두 타니
참가예정자들이 100% 모두 탔다.
마음이 놓인다.
한분도 늦지 않고 약속시간을 지켜주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밝아오는 겨울 아침을 뚫고
8시 25분,버스는 양재역을 벗어나 경부고속도로로 접어들어 목적지로 향한다,
원정산행에 대한 부푼 기대로 인하여
모두의 얼굴이 밝기만 하다.
난방이 잘 된 차안에서 더러는 졸고 더러는 끼리끼리 담소하며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려간다.
경기도를 벗어나자
음지지고 습기진 산 그늘마다 간밤에 내린 서리가
희끗희끗 하게 보이는 것이 흡사 눈이 살프시 쌓여있는 듯 시야에 들어온다.
바람 속에서 울부짖는 나목들을 제치며 차는 내달린다.
톡 치면 금새라도 쨍그랑 하고 깨질 듯 하늘이 마냥 청명하다.
지지난 해 여름에 들른 이래 실로 2 여년 만에 다시 찾는 운두령이다.
그 옛날 벗들과 지나치며 이 운두령 꼭대기서 좁쌀 동동주를 마시던 생각이 문득 난다.
너와 함께했던 운두령, 그 정상이다.잊혀있던 우리들의 어제가 튀어나와 나를 반긴다.
친구에게 문자멧세지를 하나 날린다.
많은 산행인들을 쏟아 붓는 차량들....
십여년 전 처음 올랐을 때만해도
인적도,지나치는 차량도 없어 너무도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라
좋은 드라이브 코스라고 권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널리 알려져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되다니...
워낙 높은 곳이라
손을 뻗치면 구름이라도 잡을 수 있을 것같이 높은 고개인데...
남한에서 5번째로 높다는 계방산이라는데...
이렇게 험하고 외진 곳까지 구석구석 찾아오는 산행인들의 정성이
놀라울 정도다.
차에서 내려 산행채비를 단단히 하곤
나무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눈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다.
허나 대나무 순들이 늘어진 오솔길을 한동안 오르자
한참 전에 내려 쌓인 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갑다,눈아---
너를 보려고 이 먼 곳까지 달려온 우리들이 아니더냐...
뽀드득 뽀드득..
등산 메니아들로 다져진 눈길을 걷는다.
낮은 잡목들 사이로 소복소복 쌓인 하얀 눈길을 밟으며 오른다.
한참을 오르고 난 후
저 멀리 온 사방을 둘러보고, 또 저 아래를 굽어보고서야 비로서
우리가 엄청히도 높은 곳에 올라와
자리잡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사진도 찍고 넘어지기도 하고,
눈도 뭉쳐보며,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1시간 30분 정도 지나서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바람은 거세어져 포효를 한다.
얕잡아 보는 인간들을 호되게 질책이라도 하려는 듯
자연은
강하게
그리고 공포스럽게 울어댄다.
겉옷을 꺼내 걸치고 모자까지 뒤집어 쓰고나니 한결 편하다.
자빠지고 넘어지는 하산길,
견디다 못한 회원들이 하나 둘 아이젠을 꺼내 장착한다.
어느 길목을 지날 땐 조용하고 평화스럽던 자연이
어느 지점에 이르면 거센 반항을 하듯 울어댄다.
밋밋하다간 다시 내리막..
엉덩방아를 찧고 일어나서는
다시 뒤뚱거리는 오리 걸음을 걷는다.
자빠지고 엎어지고,넘어지고 쓰러지며 산을 내려온다.
내려오는 길엔 유난히도 돌들이 많았다.
아이젠을 차고도 버벅대며 내려온다.
커다란 주목나무 가지 위에 하얀 눈이 얹혀져 있다.
붉고 굵은 주목의 한 가운데가 뻥하니 뚫려있다.
시기하다.보호수인 주목을 뒤로하고 다시 하산을 재촉한다.
이승복 생가 옆으로 넓은 포장도로가 나 있었고
운두령 고개 아래 버스 대기소까진 다소 지루한 평지 산행이
아무 특색도 없이 우리를 거의 한시간 동안을 붙잡고 늘어진다.
된장국밥에 늦은 점심을 시작한 시간은 4시가 거의 다 되어서 였다.
다행이도 완전히 풀려버린 겨울 날씨 때문에
우리는 조금의 추위도 모르고 보낼 수 있었다.
4시가 넘어 운두령 아래를 출발한 차는
정체지체를 반복하며 우리 일행 23명을 군자역에 쏟아 붓는다.
라이브 카페,..
우리는 맺지말아야 될 인연을 또 하나 맺고야 말았으니 그 이름은
군자역의 호프주점 "가시나무새"다.
이어서 여기서 이어지는 우리 도봉에서 관악까지 카페의
요란한 뒷풀이는 아이비님의 열창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렇게 가는 원정산행은 앞으로는
우리 도봉에서 관악까지의 식구들끼리
한달에 한번정도 가기로 잠정 합의를 이뤄내고
앞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계획을 확정지었다.
그 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우리만의 즐겁고 유익한 프로그램에 의한
산행을 만들어 볼까한다.
아무튼 오늘 힘들고 복잡하고 산만했던 산행에
이른 새벽부터 기꺼이 동참하여 주신 회원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산행기를 마친다.
산행일 2003년 12월 21일 (일요일)
일기 쾌청
★참가희망자
◆군자역(7시25분)==제강/말인/유비/바너비/바너비옆지기/아이비/부람선녀
●광나루역(7시30분)==시에나/
■천호역(7시40분)==파라오/단비/새벽별/야호/산꾼
▲강남역(8시10분)==젤로/야생화/마음/감자바위
▼양재역(8시20분)== 상운
전날까지만 해도 매섭게 몰아치던 추위도
한풀 꺽인냥 조금은 기온이 부드럽다.
어스름컴컴한 새벽부터 일어나
원정산행의 채비를 차리고 있노라니
흡사 내가 무슨 전문 산악인이 된 듯 기분이 우쭐해진다.
전날 대충 챙기긴 했지만 산행이 산행인지라
다시한번 재 점검을 하고는 약속장소로 향한다.
과연 회원들이 지각은 안하고 다 나와 줄까?
타 산악회의 버스는 제 시간에 대기하고 있을까?
참가예정자들이 다 나와 줄 수 있을까?
출발 시간이 약 20분 씩 뒤로 밀려진다는데
회원들이 새벽부터 나와 오랜시간 동안 떨고 있으면 어떨까,
눈덮힌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는 있는 걸까 등등
여러가지 근심어린 생각에 휩싸여 고민하며 집을 나선다.
불꺼진 도로...
어둠과 정적...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엔 흡사 여인의 눈섭만 같은 조각달이
하늘 한가운데 매달려 새벽 추위에 떨고 있다.
이 고민 저 생각 하는 사이
건대역에서 제강을 만나 함께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인 군자역엘 7시 정각에 도착했다.
아직도 어둠이 걷히지 않은 겨울 새벽,
지하도 입구에 오직 한사람,
가까이 다가가자 검은 물체의 윤곽이 드러난다.
유비다,
뒤이어 아이비의 전화...
약속된 8번 출구가 아닌 7번 출구서 벌써 30분 전부터 기다리고 있단다.
무지무지 빨리도 나와서 기다린 아이비,
그것도 제일 먼 의정부에서...
고맙기도 하고 추위에 떨고 있었을 걸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다.
허지만 그니의 표정은 언제나처럼 밝게 웃고 있었다.
조금지나자 한 두 사람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너비님,그의 옆지기님,부람선녀님 등등
약속된 7인이 모두 나왔지만 버스는 오지 않았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7시 25분이 되어서야 나타나는 버스...
광나루에서 시에나님을 태우고
천호대교를 지나 강건너 천호동에서
파라오,단비,야호,새벽별,산꾼,그리고 산꾼의 일행 5명 등등을 태우고 강남역으로 향한다.
야생화,마음,젤로,감자바위님을 태운 후 마지막 양재역에서 상운님이 모두 타니
참가예정자들이 100% 모두 탔다.
마음이 놓인다.
한분도 늦지 않고 약속시간을 지켜주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밝아오는 겨울 아침을 뚫고
8시 25분,버스는 양재역을 벗어나 경부고속도로로 접어들어 목적지로 향한다,
원정산행에 대한 부푼 기대로 인하여
모두의 얼굴이 밝기만 하다.
난방이 잘 된 차안에서 더러는 졸고 더러는 끼리끼리 담소하며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려간다.
경기도를 벗어나자
음지지고 습기진 산 그늘마다 간밤에 내린 서리가
희끗희끗 하게 보이는 것이 흡사 눈이 살프시 쌓여있는 듯 시야에 들어온다.
바람 속에서 울부짖는 나목들을 제치며 차는 내달린다.
톡 치면 금새라도 쨍그랑 하고 깨질 듯 하늘이 마냥 청명하다.
지지난 해 여름에 들른 이래 실로 2 여년 만에 다시 찾는 운두령이다.
그 옛날 벗들과 지나치며 이 운두령 꼭대기서 좁쌀 동동주를 마시던 생각이 문득 난다.
너와 함께했던 운두령, 그 정상이다.잊혀있던 우리들의 어제가 튀어나와 나를 반긴다.
친구에게 문자멧세지를 하나 날린다.
많은 산행인들을 쏟아 붓는 차량들....
십여년 전 처음 올랐을 때만해도
인적도,지나치는 차량도 없어 너무도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라
좋은 드라이브 코스라고 권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널리 알려져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되다니...
워낙 높은 곳이라
손을 뻗치면 구름이라도 잡을 수 있을 것같이 높은 고개인데...
남한에서 5번째로 높다는 계방산이라는데...
이렇게 험하고 외진 곳까지 구석구석 찾아오는 산행인들의 정성이
놀라울 정도다.
차에서 내려 산행채비를 단단히 하곤
나무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눈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다.
허나 대나무 순들이 늘어진 오솔길을 한동안 오르자
한참 전에 내려 쌓인 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갑다,눈아---
너를 보려고 이 먼 곳까지 달려온 우리들이 아니더냐...
뽀드득 뽀드득..
등산 메니아들로 다져진 눈길을 걷는다.
낮은 잡목들 사이로 소복소복 쌓인 하얀 눈길을 밟으며 오른다.
한참을 오르고 난 후
저 멀리 온 사방을 둘러보고, 또 저 아래를 굽어보고서야 비로서
우리가 엄청히도 높은 곳에 올라와
자리잡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사진도 찍고 넘어지기도 하고,
눈도 뭉쳐보며,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1시간 30분 정도 지나서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바람은 거세어져 포효를 한다.
얕잡아 보는 인간들을 호되게 질책이라도 하려는 듯
자연은
강하게
그리고 공포스럽게 울어댄다.
겉옷을 꺼내 걸치고 모자까지 뒤집어 쓰고나니 한결 편하다.
자빠지고 넘어지는 하산길,
견디다 못한 회원들이 하나 둘 아이젠을 꺼내 장착한다.
어느 길목을 지날 땐 조용하고 평화스럽던 자연이
어느 지점에 이르면 거센 반항을 하듯 울어댄다.
밋밋하다간 다시 내리막..
엉덩방아를 찧고 일어나서는
다시 뒤뚱거리는 오리 걸음을 걷는다.
자빠지고 엎어지고,넘어지고 쓰러지며 산을 내려온다.
내려오는 길엔 유난히도 돌들이 많았다.
아이젠을 차고도 버벅대며 내려온다.
커다란 주목나무 가지 위에 하얀 눈이 얹혀져 있다.
붉고 굵은 주목의 한 가운데가 뻥하니 뚫려있다.
시기하다.보호수인 주목을 뒤로하고 다시 하산을 재촉한다.
이승복 생가 옆으로 넓은 포장도로가 나 있었고
운두령 고개 아래 버스 대기소까진 다소 지루한 평지 산행이
아무 특색도 없이 우리를 거의 한시간 동안을 붙잡고 늘어진다.
된장국밥에 늦은 점심을 시작한 시간은 4시가 거의 다 되어서 였다.
다행이도 완전히 풀려버린 겨울 날씨 때문에
우리는 조금의 추위도 모르고 보낼 수 있었다.
4시가 넘어 운두령 아래를 출발한 차는
정체지체를 반복하며 우리 일행 23명을 군자역에 쏟아 붓는다.
라이브 카페,..
우리는 맺지말아야 될 인연을 또 하나 맺고야 말았으니 그 이름은
군자역의 호프주점 "가시나무새"다.
이어서 여기서 이어지는 우리 도봉에서 관악까지 카페의
요란한 뒷풀이는 아이비님의 열창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렇게 가는 원정산행은 앞으로는
우리 도봉에서 관악까지의 식구들끼리
한달에 한번정도 가기로 잠정 합의를 이뤄내고
앞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계획을 확정지었다.
그 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우리만의 즐겁고 유익한 프로그램에 의한
산행을 만들어 볼까한다.
아무튼 오늘 힘들고 복잡하고 산만했던 산행에
이른 새벽부터 기꺼이 동참하여 주신 회원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산행기를 마친다.
출처 : 도봉에서 관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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