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록 2

아직은 모르지만...

末人 2011. 3. 9. 19:36

오늘도 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진료 받고 왔다.

식도 전문의의 특진이었다.

식도 내시경 사진을 면밀히 들여다 보더니

"염증도 아니고 식도 협착도 아닙니다.

단지 기능장애입니다."

두달치 처방을 받았다.

두달 뒤 식도투시경 검사도 예약했다.

"특별히 조심해야할 건 없습니까?"

"과식.야식을 하지 마세요"

어쭈구리 술 이야기는 없네..

내친 김에 더 물어댔다.

술은? 마셔도 되나요?

술요? 그건 백해무익입니다...

한마디에 넉다운...

그래도 한켠으로는 맘이 좀 놓인다. 마셔도 될 듯한 내 생각...

그래..

예전처럼 들이 붓지말고

정 마시고 싶을 때 몇모금 홀짝거리자...

말인의 삶에서 술을 빼버린다는 건 그야말로 살아도 죽음아닌가..

 

각설하고..

지지난주 또 지지지난주 화요일에

백주년기념교회에서 초심자들을 위한 성경공부를 들었다

뭐가 뭔지는 모르나 들을만은 했다.

하니님과 예수님이 같은 존재라는 것..

우리 죄를 위하여 대신 죽었다는 것..

죽었지만 부활하여 영생을 얻었다는 것..

뭐 이런 내용에대한 공감은 안가지만

믿음이 생기고 주를 영접하게 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발을 들여놓은 김에

신자가 채 열명도 안되는 조그마한 개척교회를 지난 주일에 갔다.

나에겐 믿음이 안 생길 거라는 말에

일단 한번 교회에 나가보라던

아우와 제수씨..

친구 김목사,장 장로,또다른 장 장로의 이야기를 가슴에 새기고

과연 그렇게 될까를 시험해 보고 싶어서였다.

 

아직 뭐 그런 마음이 생기겠는가마는

저렇듯 수많은 사람들이

주일이면 교회당으로 몰려가고

지하철 계단 입구에서 미친듯 예수를 믿으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날로 더욱더욱 늘어만가는 교회당을 보아서라도

무언가 그 안에 있는 것 같은데

나만 모르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기에

일단 한번 부딪쳐 보기로 한 것이다.

 

아니 그보다는

지난 번 여동생의 장례 때

그렇듯 많은 교인들이 참가해주어

동생의 가는 길을 초라하지 않게 해준 데에 대한 보답에서라도

한번 쯤은 가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더 컸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내 딛은 걸음이다.

그 길을 내가 쭈욱 한눈 팔지않고 갈 자신은 솔직히 없다.

그러나

도대체 그 것이 무언지는 알고 싶어졌다.

 

그래..

가보자..

언젠가 딸내미가 중국 어학연수시절 내게 보낸 편지 속에

아빠.. 예수 믿고 함께 천국 가요..

라고 한 말에 대한

아빠로써의 최소한의 답변이라도 해 주고  싶어진다...

아직은

그 천국이 뭔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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