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의 작별-첫번째 이야기
기--인 여행의 끝
이제
우리의 길었던 여행도 끝나고
추적추적 봄비가 뿌려대는 종착역에 내려
"잘가"
라는 말 한마디도 나누지 못한 체
그대로 서로 갈 길을 향해 돌아서야 한다.
머릿 결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조차도 훔쳐내고 싶지 않은 체
회환과 고뇌와 아쉬움과 분노를 뭉뚱그려 곱씹으며
그렇게 그니와 멀어져야 한다.
" 이별----------."
살면서 너무도 많이 들어 왔던 단어다.
바로 그 흔한 이별이 바로 내 것이 될 줄이야.....
참으로 무겁다.
너무도 견디기 어렵다.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울 줄 왜 미처 몰랐던가?
너무도 아프다.
가슴이 터져 버릴것 같다.
가슴이 발기발기 찢기워져 공중분해 될것 같다.
왜 이래야만 될까?
왜 이렇게 됐을까?
그니는 그런 사람이었을까?
아닌데.... 아닌데... 아닌데...
폭격 맞은 듯한 가슴,
폭격으로 모든 것이 부숴져 버린것 같은 나,
왜 갑짜기 내가 이렇게 됐을까?
왜 내가 이렇게 작아져 버린 것일까?
왜 모든 것이 이렇게 바뀌어진 것일까?
왜? 왜? 왜?
아냐,
아닐거야.
그럴리 없어.
자위? 아니야 그건.
믿음이야.
믿고 싶어.왜 믿지 못할 이유가 있어?
믿어야 돼.
믿어야 돼.
그럴리 없어.
농간이야. 장난이야-------.
태양은 변함없이 떠 오르고
하늘은 늘 그렇게 환하게 열리고,
사람들은 오가고
자동차의 행렬도 어제와 마찬가지인데
왜 나만 이렇게 변해버린 세상 위에
내 팽개쳐 버려진 것일까?
이까짓 글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어.
다 사그라지고
다 무너져 버리고
다 없어져 버렸는데...........
세월은 가자는데
그는 앙탈을 부려댔다.
씹히지 않는 뼈다귀를 씹어대며
빨리지 않는 오욕을 담배처럼 빨아대고 있었다.
작은 동네아이들의 싸움에
탱크가 왔다.
그리고 그들의 찔찔 흘리는 콧물 위로
양잿물을 쏟아 부었다.
집은 불탔고
그들은 몸을 녹였다.
뼈마디 마다 스며든 설움은
미련의 관절염을 앓게 했고
썩은 이빨 사이로
과거가 자꾸 끼어 들고 있었다.
무엇인가?
갑짜기 머릿털이 뽑고 싶어졌다.
녹 쓴 과도로 토막내어 양념장을 만들어놓고 싶었다.
고장난 라이터를 긁어
기필코 담뱃불을 부치고 싶었고
썩은 새끼줄로 이 몸을 결박하고 싶어졌다.
펑크난 자동차로
세월을 여행하고 싶었고
유효기간 지난 막걸리 통 속에서
수영하고 싶었다.
나는 가려는데
세월은 허락치 않았고
기적은 울리는데
개찰구는 닫힌 채
입찰구로 개찰하고 개찰구로 입찰하지 않는
코메디만이 계속 되고 있었다.
어디선가 들려왔다.
" 너 왜 그러니? 왜?"
보였다.
치마위에 팬티 걸치고 춤추는 여인이_____.
그녀는 노래 부르고 있었다.
" 한오백년 살자는데 웬 냉수냐....."
그리고 조용했다.
작은 술병이 놓였다.
시꺼멓게 타버린 마음도 놓였다.
그리고 그녀는 축배를 들자한다.
콧물나는 세월을 축하 하잔다.
썩은 장작개비에 불부치고
도란도란 둘러 앉아
시어터져버린 세월을 얘기 하잔다.
늦 밤은 백열전구 끝에서 졸고있고
액스포 담배는
박박 말라들어가는 그의 입술 끝에서
녹아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리고 차는 힘차게 내 달리고 있었어.
모퉁이를 돌고
언덕을 깍으며
바람을 찢고
숲길을 가르마 타며
그렇게 내 지르고 있었어.
어디로인가 그렇게 가고 있었어.
어둠은 빛을 쫓고
그리고
외로움은 그를 꼬옥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어.
**********************************************
그녀와의 작별-두번째 이야기
손을 털었다.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가야 한다.
그리고 홀가분해 져야한다.
수학 공식이다.허지만
아무 것도 떨어져 나간 것이 없다.
오답이다.
왜 안떨어지는 것일까?
돌아섰다.
모든 것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
허지만
왜 더 또렷이 보이는 것일까?
아니다.
모든 것을 부정해 본다.
허지만
왜 부정이 부정이 아닌 긍정으로 닥아 오는 것 일까?
세상 참 웃긴다.
뭐 이런 시시한 공식도 다 있을까?
버려라. 털어라. 잊어라. 가버려. 몽땅!
후후........
됐다,
간단하다.
........
어?
왜 또 따라 오는 것 일까?
거 참!
웃기네.
나쁜 놈들-----
세상에 원 이렇게 못된 놈들도 있다는 걸
난 왜 모르고 살았을까?
김준현님---,
시인 김준현님______
보고 싶습니다.
님을 본지도 어언 이십년이 넘었구려.
섧단 섧단 말이
일생 중 너무 많아
혹 잊고 살으려 해도
마디마다 설움일래.
훗날은 내 섧단 말을
바람결에 풀으리.
그래요.
벼락 맞은 나무지만
한 겨울 따사로운 화로처럼
새벽까지 남아준 한줌 화로처럼
그렇게 질긴 정이 있기에
세상은 살아 봄 직 하지 않겠소?
부질없이 살아온 어제였오.
황혼은 깃들고
어둠은 깔리고
절망같은 밤은 오지만
그 한줌 열기가 새벽까지 나와 함께 해 준다는
희망이 있어
우린 다시 아침을 가질수 있지 않겠소?
모르고 살아온 날이
함께한 날보다 많듯이
잊으며 살 날이 또한 많을 것 같지만
잊지 못하고 살 날이 더 많을 것 같아
겁이 나요.
두려워 져요.
잊지 못하는 병, 정말 무서울 것 같습니다.
돌아왔소.
힘들게 돌아서 왔오.
피눈물 참으며 돌아서 왔소.
차마 돌아서기 어려운 발길 돌려 왔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소.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소.
체념의 눈물만이 가슴 속에 흘렀소.
전할 길 없는 단절의 마음만이
두줄기 눈물을 만들며
내 뺨을 훑어 내렸소.
접을 수 없는 미련을 안고 왔소.
끊을 수 없는 애타는 정만을 보듬고 왔소.
이렇게 돌아서면
끝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잔아요. 돌아설 수 밖에....
어이하면 좋단 말이요.
이제 나는 어이하면 좋단 말이요.
어떻게 견디며
어떻게 참으며
어떻게 체념하며 살아가란 말이오?
무정은 아니었는데
야멸참도 없었는데
세월은 날더러 저만치 가 있으라 하는구려.
어찌하면 좋으리오.
어찌하면 좋으리오.
보고프고
생각나면
난 정녕 어쩌란 말이오
하루하루 한맺힌 삶을 살아갈 생각을 하니
생각을 하니....
터덜 터덜....
그냥 걸었소.
보내고 그냥 걸었소.
아무 것도 없는 길을
그렇게 혼자 걸엇소.
새벽은 절망이었고
허탈이었소.
우습소이다.
얽히고 설킨 방정식 마냥
세상은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질 못하니...
미움 안받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했는데
영원히 기억 되어질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었는데
나도 모르겠소.
가장 못난이처럼
가장 못된 놈 처럼
가장 옹졸한 놈처럼
갈갈이 부숴져 조각난 추한 몰골로 딩굴고 있으니...
늦겨울 비와 눈가루가 섞여 내렸소.
가슴이 차가와짐을 느꼈오.
영혼은 늘 그렇게 목이 말라 있었지.
태양의 왼손과 악수하고 돌아서
한밤의 기슭에 앉아
체념의 담배를 피워 물었지.
인삼을 갈아넣은 혼탁한 막걸리 속엔
회한과 애절한 안타까움이 녹아 있었지.
후르륵
망각의 술잔을 들이키고
서러움만 내려 놓았지.
꽁초만을 파는 담배가게가 있음 좋겠다 생각했어.
가슴 쓰린 마음을 버리는 쓰레기 통이 있었음 좋겠다 생각했어.
그리고 돌아가지 못하는 영혼을 재워주는
어머니의 젖가슴이 있었음 좋겠다 생각했어.
서글퍼.
마-악
아무소리라도 지르고 싶어.
슬퍼.
괴로와.
돌아와.
돌아와.
돌아와줘.
이게 안보여?
이것이 안 보이냔 말야.
내 가슴에 봇물처럼 넘쳐 흐르는 눈물이 안 보이냔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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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의 작별-세번째 이야기
흰이랑 구비구비
울고 떠난 손마디
불모의 땅을두고
학을 바라 피운 꽃
떨어져 누운 아픔들
찢어 붉게 타는 노을
뇌깔이는 입술이 탄다.
그 입술을 달고 걷는 발걸음은 더욱 무겁다.
억새풀 사이로 찬 바람이 잦아 든다.
어찌하면 좋으리.
이 황량한 현실을_________.
어떻게 하리.
정말 어떻게 해야만 할까?
느끼고 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찌든 마음을 마시고 나서는 찻집 앞에
어두운 하늘이 있었어.
빛바랜 하늘은 금새라도 눈물을 토해낼듯 흐려 있었어.
그리고 잠시 후
오열과도 같은 쏘나기가 쏟아져 내렸어.
우산이 없구나.
그 작은 체구였지만 우산을 받쳐주던 당신이
그리도 컸었다는 생각이 울컥 났어.
어디선가 "고엽' 이 들렸어.
초겨울 가슴을 파고드는 애린 한기가
그 고엽에 묻혀 마음을 시리게 하고 있었어.
배추장수의 마이크소리가 들렸어.
그리고 택시가 왔어.
"손님 어디로 가실까요?"
갈데가 없었어.
순간
들려왔어. 당신의 음성이.....
아파?
많이?
기다렸어. 일곱시를....
허지만 없었어. 아무 것도 없었어.
못견딜 줄 알았어.
너무 무리 하지마.
힘 넘치는 장사는 아니잔아?
얘기 하겠지
이러고 싶어서 그러느냐고......
안타깝고 애타면 어떻게 해 주면 되지 않느냐고-.
그래. 여기서 또 한계를 느낀다.
아무 것도 줄 수 없는 나
무능하고 못나고
그러니 바보지
돈은 참 편리하고 좋은 거야.
어쩌면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는 마술 지팡이야
실로 안타깝다.
이렇게라도 지껄일 수 있는 게 고마울 뿐이야.
비도 그치고
지금은 무덤같은 적막만이 있는 0시 5분
그는 열심이겠지.
어떻게 지낼까? 이렇게 가슴 아파 할까? 나만큼.....
그래.
멀리두고 늘 건강을 걱정해 주며
늘 바른 길로 가게 해 달라고 기원하면서
더러는 눈 감고 기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을 거야.
허지만 숨이 막혀와. 보고 싶을 때 볼수 있었으면 좋겠어.
안고 싶을때 안을 수 있었음 좋겠어.
그런데.....
그런데........
나는 왜 이리도 확 떠나지 못하고 맴돌고 있는 것일까?
싫다는데.....
가라는데......
보기 싫다는데.....
바보라는 데....
무능 하다는데...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데......
잘 난데라곤 한군데도 없다는 데....
자식~! 분수도 모르는 자식!
사랑할 자격도 없는
사랑할 가슴도 없는
사랑할 숨결조차 없는 돌 같은 놈이라는 데.....
간다고 했으면 가야지.
왜 못가고 그래?
근데
나 어디로 가?
어디로 가란 말이야?
어떻게 가?
가서 또 그 긴 세월 그리움에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어찌 참고 살아?
그래.
가라면 가 줄게.
정녕 가길 원 한다면 가줄게.
사랑했던, 아니 사랑하는 이의 말인데 다 들어 줘야지.
바보가 되더라도 다 들어 줄게.
너 마음 편하고, 너 원하고, 너 좋다면
나 혼자 괴로워 할 수 있어.
나 혼자 유배되어 고독의 시간위에서
기다림의 가슴 앓이를 하면 되지뭐
다 견딜 수 있어.
다 참을 수 있어.
나 혼자 울면 돼.
나 혼자 술 마시고
나 혼자쏴 헤매며
나 혼자 같이 걷던 길 걸어보며
나 혼자 함께 했던 모든 곳 다 가보며
아름답고 황홀했던 어제들을 껌처럼 씹고 살면 돼.
걱정 하지마, 너무__
나 견딜 수 있어.
참을 수 있다구 , 어떤 괴로움도.....
잠깐 잠이 들었다 깼어.
까만 밤만이
이 내 마음을 닮은 밤만이 있어.
시계의 초침만이 한 밤의 적막을 부수어대고 있어.
방금 전 누가 내 담배를 빼았았어.
안된다고 싸웠어.
그 담배를 다시 찾으려고 쫓아다니다 깼어. 꿈이었어.
담배가 되 버린 당신,
늘 빨았고 물었고 날렸는데
이제 나는 뭐가 되지?
어떻게 되는 거지?
안 돌아 와 줘도 돼.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구.
밉다.
정말 밉다.
부숴버리고 싶도록 밉다.
빠져나가는 어제만큼이나 많은 분노가
다시 가슴에 활화산 처럼 타오른다.
**********************************************
그녀와의 작별-네번째 이야기
찌든 생활의 굴레 속에서
어차피 숙명같은 멍에를 지고 갈 수 밖에 없는 나
이미 짜여져 버린 틀 속에서 벗어나지도 못하고
갇혀져 버린 죄수 같은 삶
이러니 난 어쩌란 말이냐?
일곱시
무척 기다렸어.
없었어.
그 일곱시엔 아무 것도 없었어.
마지막 희망이 쟂더미로 딩굴고 있었어.
너무도 뜨겁게 타오르던 우리의 모닥불이
이처럼 덧없는 재가 될 줄이야.
그 수많던 우리의 날들이 시작되던 날을 기억하니?
우리는 어쩜 서로가 서로에대해 너무도 목말라 있었던
그런 물없는 사막을 여행하고 있었던 것 같아.
누가 먼저 보았을까?
서로의 가슴 안에 고여있던 그 물결없는 호수를...
우린 입을 갖다댔어.
타들어가던 갈증의 목을 적시려
우린 서로의 호수에
누가 먼저랄 곳도 없이
타는 소유욕의 입술을 갖다 포갰어.
그리고
우린 그 깊고 깊은 심연으로부터
솟구쳐 오르는 감정의 샘물을
사랑이라는 빨대로 빨아대기 시작했어.
너의 가슴팍을
끓는 열정으로 삽질하며
너의 깊숙한 심장 속에 숨겨진 가쁜 호홉을 캐내려고
난 너무도 정신없이 너의 유두를 빨아댔어.
고통과도 같은 일그러짐이 너의 얼굴을 덮어 왔어.
내 펄펄끓는 용광로와도 같던 가슴안에서
너는 아무 것도 남김없이 모두를 녹아 내렸어.
꿈틀거림은 차라리 사랑을 낳는 산고의 고통이었어.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로 부터
불타 없어지고 있었어.
떨어진 개체는 하나로 녹아 뭉쳐지고
사랑이 좋아
오히려 눈물 흘렸어.
부정한 합침이라고 모두가 피하는 그런 일이
우리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어.
아니 갖고는 존재의 의미를 느낄 수 없었어.
아니 갖고는 견딜 수 없는 무한한 소유욕의
중독자가 되어 버렸어.
태워야 느낄 수 있었고
타 들어가는 모습을 봐야 기뻐 할 수 있었어.
그렇게 우리는 재가 되고갔고
너를 가져야 비로서 내가 살아있음이 확인됐으며
너를 가져야 비로서 내가 행복해 질 수 있었어.
너는 나요 나는 너였어.
어두운 밤은 찬란한 기쁨이었고
비좁은 공간은 오히려 우리가 더욱 가깝게 마주할 수 있는 환희였어.
우리는 우리로만이 존재할 수 있었지
우리는 너와 나로 떨어져 있을 수는 없었어.
그런데.....
그런데.....
이렇듯 늘 우리는 하나를 빼곤 내가 될 수 없었는데
왜
왜
난 남은 반쪽이 되어 설 수조차 없는 불구가 되었을까?
두들겼어.
열리지 않는 닫아버린 대문을....
비참함,
삼키며 왔어.
다시는 찾지 않으리,
다시는 부르지 않으리.
이제 부터 미워 할 거야.
미워해야만 내가 떠날수 있을 것 같아.
미워.
정말 미워,
너 정말 미워 할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미워.........
근데
이래도 미워 지지가 않는건 왜 일까?
잃어 버린 나의 반쪽을 어디서 찾으란 말이냐?
떨어져 나간 나의 내일을 어디서 보상 받으란 말이냐?
검붉은 너의 가슴팍의 꽃망울 두개
아직 난 향기도 꿀도 다
챙겨담지 못했는데
너는 어디로 떠밀려가
누구를 위해 꽃피우려 하는가?
격정의 순간
쾌감에 울부짖던 그 환호성을
나는 이제
어디서 들을 수 있으리오.
불구덩 속에서 재가 되도록 타야만이 느낄 수 있었던
내 존재의 의미를 어디서 찾으리.
사회라는 룰과
모럴러도 끌수 없었던
이 타오르고만 싶은 욕망,
어떻게 풀으리.
불어오는 바람은 꺼짐이 아니라 살림이요
쌓이는 눈발은 식힘이 아니라 감쌈일진데....
허공에 뿌려놓은 너의 신음소리들이
바람이 되어
지금도
내 찢어지는 가슴 골 속으로 파고들고 있어라.
**************************************************
그녀와의 작별 (마지막이야기)
.........중략........
........................
한동안 무척 힘들거야.
미워하고
안타까와 하면서도
비록
당신의 마음은 돌아서 있었지만
그래도
나 마음 아파할까봐
"만나줄께" 했었지.
나는 그것도 모른 체
그걸 믿고 살아왔었지.
그래도 그땐 그런 바보같은 희망이라도 갖고 살 수 있었지만
이제
그마저도 다 사그라진 허망한 날들만이 있을 뿐이야.
아무 것도 없어.
갈갈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온 가슴을 휘덮고
있다.
숨이 막혀오고
가슴 벽을 차고 드는 통증이 잠을 이룰 수 없게 하는 밤이
날마다 지속되고 있다.
적막!
적막이 흐르는 새벽!
시계의 초침소리만이 세월의 흐름을 들려주고 있군.
때가 되면 잊혀지겠지...
허지만 지금은
많이 힘들어.
세월이라는 약을 먹고
망각이라는 주사를 맞고
체념의 침대에 누워
가슴 속으로 저며드는 미련의 링겔액이
주는
끈적한 감촉을 느끼며
공허로 흐릿해진 촛점으로 너를 바라본다.
때가 되면 퇴원 할 수 있을 거야.
상처받은
가슴에
세월의 먼지가 내려 쌓이고
미워하고 사랑했던 마음에
망각이라는 찌든 때가 끼어들고
미련의 굴레를 타고
헤매돌던 발길 위에
체념이라는 돌뿌리가 채일 때 쯤이면
그래
나도 살아갈 수는 있을 거야.
행복했었어.
삶이
아름다웠었어.
하루하루가 아침햇살을 받아
빛나던
풀잎 위의 이슬과도 같았어.
사랑받고 있다는 뿌듯함에
정말정말 세상이 아름다와 보였었어.
이렇게 가슴 벅차 오르는 좋은 인연을 가져다 준
또다른 인연들에게 감사했었어.
이제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 였을 뿐이야.
어쩌란 말이야.
다 해버린 인연을 ....
숙명인데 어쩌란
말이야...
인간이니까,
미련 많은 인간이니까
더러는 뒤돌아 보게 되겠지.
저 뒤에서
차츰차츰 멀어져 가고
있는 너의 모습을 볼 수는 있겠지.
점점 작아지고
차차 멀어지고
그러다 영원히 사라져 버리겠지.
그리고
한
줌 아픈 추억의 암덩어리가 되어
내 가슴 한켠에 달라붙어 있겠지.
두려워
잊어야 되는데
잊혀지지 않을까봐 두려워.
노력할거야
잊으려고 노력할거야
아파도 혼자 아파 할게
울고 싶으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안으로
오열하는 내가 될게.
우리
참으로 먼 길 함께 걸었었는데...
너무도 기~인 시간동안
돌아가기엔 너무도 먼 길 함께
왔는데
이제 너를
막차로 태워보내야 하는 내가 되어 있다.
막차에 너를 태워보내고
혼자서 돌아오는 심정으로 그렇게
무거운 발길 돌려
우리 왔던 그 길을 나혼자
되돌아 오고 있다.
또 하루가 지났어.
억제 할 수 없는
그리움과
통제할 수 없는 사무침이 뒤섞여
이렇게 새벽이면 잠을 깨운다.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이
고통으로 나를
짓누른다.
만취가 되어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돌아서 올때
가슴이 폭파되는 듯한 고통과 처절함에
너무도 괴로웠었다.
만취였기에
마취된 영혼은 그나마 덜한 고통을 느꼈으리.
다 버리고 가자.
우리
모든 미련 다 버리고
가자...
돌아서면 어름장 처럼 차가와 지는 게 인간의 마음이라는데
우리도
그렇게 차거운 가슴이 되어 보자.
차라리
그래야만
덜 아프고, 덜 생각나고, 덜 그리울거야.
나,
당신 괴로워 하라고 이러는 거 아냐.
뻥뚫려버린 내 허탈한
가슴을
이렇게 지껄임으로 메우려는 나의 몸부림일 뿐이야.
무엇을 더 바랄 수 있겟어?
무엇을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어둠만이 내 앞에 절벽처럼 가로막고 서 있을 뿐이야.
이제
모든 마음 다 접고 갈게.
저무는 석양처럼
찬란했던 우리의 어제들을
고운 추억속에 묻어서 가져 갈게
이제 모든 것은 끝나고 있어,
모든 것들은 망각의 열차를
타고 떠나겠지.
슬펐던 어제도,
화려했던 어제도
모두 모두 싣고 떠나겠지.
짙은 회한과 아쉬움을 뒤로 한체
그렇게 훌쩍 떠나겠지.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아주 먼먼 곳으로
영원히 떠나겠지.
그래.
어쩔 수 없이
보내는 이 마음
그런 마음이 있었다는 것,
그거 하나만 기억해줘.
"잘가!"
포도 위를 딩구는
한 겨울의
낙엽하나처럼
갈곳조차 잃어버린 허망한 자의
독백같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그렇게
그렇게 부르고 찾았었는데...
그렇게 가지말아 달라고 매달렸었는데...
그렇게
그렇게 보고싶다고 울부짖었었는데...
깊은
체념의 상처만
안고
돌아선다.
"잘 있어~~!"
....
....
....
....
....
사랑했었어.
....
....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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